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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성에꽃』, 문학과 지성사, 1990

♣ 최두석(1955 ～  ) 전남 담양 출생, 시집 『대꽃』, 『성에꽃』

♣  도움말
성에꽃에서 발견한 삶의 아름다움
아주 사소한 것에 관심을 기울여 본 적이 있는가. 이 시인은 시내버스에 피어 있는 성에꽃에서 서민들의 생동감 넘치는 생명력과 그런 삶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고 있다. 너무나 사소해 지나치기 쉬운 ‘성에꽃’ 같은 대상에서 시인은 어쩌면 인생의 참다운 의미를 찾아보고자 했는지 모른다. 아무리 사소한 사물도 차분히 응시하다 보면 삶의 진정한 참맛이 우러나올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겠다. ‘성에꽃’에서 시인이 포착한 것은 활력있는 서민들의 친근한 삶의 모습과 그들의 훈훈한 숨결이 가져오는 친밀감이다. 쉽게 지나쳐 버리기 쉬운 ‘성에꽃’ 같은 대상에서 부산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아름다운 삶을, 또 잊어버릴 뻔한 안타까운 친구의 모습을 기억해 내는 시인의 관찰력은 우리 모두 배울만한 점이 아닐까?

♣  관련 내용
다음은 박동규 교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일이다.
고무신조차 살 수 없는 어려운 형편이었던 그 시절, 어머니는 시집올 때 입고 온 비단치마를 잘라서 덧신 모양의 신발을 만들어 그에게 신겨주셨다. 그런데 학교에 가자 친구들이 그 신발을 보고 ‘중국놈 신발’이라고 놀려댔다. 부끄러움이 많던 그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쉬는 시간이면 혼자 교실에 남아 운동장 포플러나무 아래서 술래잡기하는 친구들을 부럽게 쳐다보곤 했다. 그렇게 거의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어느 날 점심시간에 텅 빈 교실을 혼자 지키고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그를 보고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어디 아프니? 왜 나가서 놀지 않니?”
그는 우물쭈물하다가 신발 때문에 아이들이 놀려서 나가 놀 수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선생님은 그의 신발을 살펴보며 어디서 난 거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다는 말에, 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생활기록부를 들춰보셨다. 한참 뒤 선생님은 그를 앞으로 가까이 불러 조용히 물었다. “아버지가 박목월 시인이니?”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선생님은 “그래 시인으로 살면 그렇지 뭐” 하며 그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시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선생이 된 지 6년이 지났는데, 우리 반에 너같이 마음 아픈 아이가 있는 것도 몰랐으니 정말 미안하구나. 이젠 널 놀리는 아이들은 선생님이 혼내줄께. 운동장에 나가 뛰어 놀아라.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건데 얼마나 좋으냐?”
그 뒤 그 여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잊지 못한 그는 대학에서 제자를 가르치는데 있어 제일 먼저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박동규, ⌈그때 그 여선생님⌋, 『좋은 생각』, 1998. 11)

♣  관련 어록 및 어휘
ꊱ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신약성서 마태복음 19:19》
ꊲ 이웃을 언제나 같은 깊이로 사랑하는 일은 영원을 사랑하는 일이다. 《M.마테를링크/빈자(貧者)의 보물》
ꊳ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 ＊德不孤必有疑《논어 이인편》
ꊴ 이웃이 좋으면 모든 일이 즐겁다. 《영국》
ꊵ 가유명사 삼십년부지(家有名士三十年不知) : 사람은 흔히 가까운 데 있는 일을 모르고 지내기 쉽다는 말.
ꊶ 있는 그대로 사물을 관찰한다는 것！ 그 수단――수백 가지의 다른 눈으로 그것을 관찰할 수가 있다는 것. 《F.W.니체/즐거운 지식》
ꊷ 사람들은 관찰을 통해서 깨우침에 이른다. 그러니 어떤 상황이더라도 그대는 관조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런 편견도 없이 관조하라. 그대 나름대로의 생각을 전혀 지니지 않은 상태에서 관찰하라. 해석을 하지 말라. 관조하라！ 만일 그대 눈이 맑다면, 만일 그대의 터득함이 깨끗하다면, 그리고 말없이 관조한다면 모든 상황이 신격으로 이끌어 주리라. 《B.S.라즈니시/마음으로 가는 길》
ꊸ 퍼런 물도 잘 보면 여러 가지라. (＊무엇이나 얼른 보아서 같은 것이라도 자세히 따져 보면 꼭 같은 것이란 없다는 뜻) 《한국》

♣  생각 거리
1. 나는 사소한 주변의 사물이나 일에 대해서 주의깊게 살펴본 적이 있는가?
2. 우리 주위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느껴본 적은 있는가?
3. 진정 마음을 통할 수 있는 참다운 친구를 가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