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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산새』, 종로서적, 1975

♣ 황금찬(1918～  ) 강원도 속초 출생, 시집『현장』,『산새』자연의 숨결

♣  도움말
우리는 가끔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거대한 자연의 체계 가운데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를 알지 못한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자연과 거리를 너무 멀리 두고 산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공간이 자연이건만 우리는 그것을 너무 홀대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하여 파괴하는 일에 도덕적으로 무감각하다. 자연은 우리의 존재 기반이며 생명의 원천이며 삶의 전체성을 구현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창문을 열고 돌아올 산새를 기다려 보자. 순수한 삶을 영위할 가능성을 기다려보자. 맑은 소리를 가지고 산새가 돌아오리라.

♣  관련 내용
곰순이와 민들레씨는 내일 곰순이의 소풍 준비를 하느라고 시장에 들렀다. 이것저것 장을 보고 집에 가려는데 곰순이가 민들레씨의 손을 잡아 당겼다.
“엄마, 도시락하고 컵은?”
“집에 있잖니?”
“아니, 스티로폴 도시락 말이예요. 그래야 버리고 오지요. 무거운데.”
민들레씨는 불만스러워하는 곰순이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얘기했다.
“네가 불편한 건 단지 몇 시간이지? 그렇지만 네가 버린 스티로폴은 몇 백 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우리가 사는 지구를 불편하게 한단다. 또 우리 곰순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뭐지?”
곰순이는 엄마의 갑작스런 질문에 의심스러운 얼굴로 조그맣게 대답했다.
“거북이.”
“그래, 스티로폴이 거북에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아니? 바닷물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스티로폴 조각을 바다거북은 먹이인줄 알고 덥석 먹는단다. 스티로폴을 잔뜩 먹은 바다거북은 다시는 바다 속에 들어 갈 수 없게 된단다. 왜냐하면 스티로폴이 바다거북을 뜨게 만들기 때문이지. 또 스티로폴이 거북의 위에 가득 차서 거북이 굶어 죽기도 한단다.”
곰순이는 민들레씨의 말에 눈이 동그래졌다.
“엄마, 스티로폴은 왜 소화가 안돼요? 왜 안 썩나요?”
“스티로폴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야. 간단히 말하면 플라스틱을 거품낸 거라고 할 수 있지. 플라스틱이 썩지 않는다는 건 너도 알지? 또 플라스틱을 거품내는 데 쓰이는 화학 물질이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한단다.”
“오존층이 뭔데요?”
“음, 쉽게 말하자면, 햇빛 중의 나쁜 빛을 막아 주는 우산같은 거라고 할 수 있지. 우산에 구멍이 나면 어떻게 되겠니?”
민들레씨의 말이 끝나자 곰순이는 엄마의 눈을 한참 쳐다보다가 맑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도시락에 담아 주세요. 물컵도 가져 갈래요. 친구들한테도 전화해야겠어요.”

♣  관련 어록 및 어휘
ꊱ 환경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B.디즈레일리》
ꊲ 자연은 인간에게 소요되는 바를 공급해 준다.《세네카》
ꊳ 자연은 상냥한 길의 안내자이다. 현명하고 공정하고 게다가 상냥하다.《M.몽테뉴》
ꊴ 자연은 모두 신의 영원한 장식이어라.《J.W.괴테》
ꊵ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대자연은 생명이 샘이다.《R.타고르》

♣  생각 거리
1. 우리 주위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방법을 알아보자.
2. 삶의 질을 향상하는 자연 보호라는 관점에서 개발 정책을 비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