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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창작과 비평』, 1995년 봄호

♣ 황지우(1952 ～ ) 전남 해남 출생, 시집『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게 눈 속의 연꽃』

♣  도움말
‘큰 나무 보면 엎드려 절 드리고 싶다’는 생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잔가지들’ ‘건드리면 멀고 깊은 종소리 낼 것 같은 우람한 나무’. 그 나무는 무얼까? ‘발가벗고 그 속에 들어가/祭物(제물)되어 자고 싶다.’는 말로 보아 그냥 나무여도 좋겠고, 아니면 나를 던져서 그를 도우고 싶은 훌륭한 인품을 지닌 인간이어도 괜찮겠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나무라고 하고, ‘소생’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드러냈다고 보자. 또 큰 나무의 위엄있는 모습과 넉넉한 덕을 기렸다고 보자. 나무는 덕을 지녔다고 했던 이양하의 수필 ‘나무’를 읽어서 이 시의 정서를 깊게 하면 좋겠다.

♣  관련 내용
우리가 수목에서 가장 경탄을 금할 수 없는 것은 그 장수(長壽)라 할지니 느티나무・은행나무・밤나무・녹나무・숙대나무・회나무・편백나무 따위들은 그 수명이 천 년이요, 소나무・잣나무・히말라야시다 등의 송백 따위들도 또한 천 년에 이르는 자 많고, 떡갈나무・이깔나무・벚나무・감탕나무 따위들은 그 연연하게 물들어 화사한 꽃과 같은 잎을 달고도 견디기를 오히려 5백 년에서 지난다. 수목이 이와 같이 사람이나 조수 충류에 비겨 그 유장한 생명을 누림은 뿌리를 깊이 땅 속에 묻고 그 잎새로 직접 태양을 받아 마시기 때문이리라. 곧 수목은 대지(大地)와 태양을 직접 먹이로 삼고 살아가는 유기체(有機體)인 것이다. 우리가 자연이라고 할 때, 맨 먼저 수목을 머리 속에 그리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우리가 또한 수목에서 그 장수와 더불어 찬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 청춘(靑春)이라 하겠다. 수목은 어린 거나 늙은 거나 잎을 달고 꽃을 피우는 이상 언제나 청춘이다. 그 잎은 푸르고 그 꽃은 붉다. 붉지 않으면 희거나 누르거나 푸르거나 하더라도 꽃이란 꽃은 다 잎보다도 더 젊고 아름다운 얼굴이다. (김동리,「수목송」)

Ⅰ. 상록수(常綠樹)……(1) 전나무 (2) 레바논삼나무 (3) 사이프러스(cypress) (4) 노간주나무 (5) 낙엽송(落葉松) (6) 소나무 (7) 세쿼이아(sequoia) (8) 주목(朱木)
Ⅱ. 낙엽수(落葉樹)……(9) 단풍(丹楓)나무 (10) 자작나무 (11) 너도밤나무 (12) 물푸레나무 (13) 칠엽수(七葉樹) (14) 느릅나무 (15) 오리나무 (16) 미루나무(포플러) (17) 플라타너스 (18) 참나무 (19) 아카시아 (20) 버드나무 (21) 피나무
(『세계대백과사전』, 동아출판사)

♣  관련 어록 및 어휘
ꊱ 바람 솔솔 소나무 / 십 리 절반 오리나무
달 가운데 계수나무 / 사시 사철 사철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 우리 아기 자작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 목에 걸려 가시나무
죽어도 살구나무 / 동지 섣달 사시나무
거짓 없이 참나무 / 방귀 뀐다 뽕나무. 《민요》
ꊲ 나무들은 말이 없으나 뜻은 서로 통한다. 《김태길/만추》
ꊳ 수목은 질시하거나 불목(不目)하는 일이 없다. 씨앗이 떨어진 그 곳에 뿌리를 자연에 대한 지극한 사랑, 천 그루이든 만 그루이든 떼를 지어 수풀과 삼림을 이루고 평화롭게 뻗어난다. 그러므로 우거진 숲이나 삼림을 보게 되면 누구나 평화(平和)를 꿈꾸게 된다. 《박목월/나무송》
ꊴ 나무는 덕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을 안다.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 등성에 서면 햇살이 따사로울까, 골짝에 내리면 물이 좋을까 하여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 《이양하/나무》
ꊵ 나무를 심는 자는 희망을 심는다. 《L.라르콤/나무를 심자》
ꊶ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쓸모 없는 것이 도리어 소용이 된다는 말) 《한국 》
ꊷ 십위지목(十圍之木) : 열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

♣  생각 거리
1. 신령스런 나무와 관련된 설화(신화, 전설, 민담)를 조사해 보자.
2. 나무나 풀이 없는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나무나 풀의 고마움에 대해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