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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문학과 지성사, 1979

♣ 김광규(1941～ ) 서울 출생, 시집『좀팽이처럼』,『반달곰에게』

♣  도움말
바야흐로 우리는 ‘돈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모든 가치와 체계는 돈을 지향하고 있으며, 돈이 우리 시대 최고의 철학이며 진리입니다. 돈은 정치와 권력과 결탁하여 막강한 권좌에 올라 있으며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성역을 형성하였습니다. 문화나 도덕은 쓰잘데 없는 쓰레기 나부랭이로 뒹굴고 있으며 돈의 최하위 영역을 맴돌고 있을 뿐입니다. 이 세상은 더 이상 인문학이나 예술과 같은 ‘돈 안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봅시다. 인류의 발전에 기틀을 마련하고, 세계사를 움직인 인물들 중 ‘돈쟁이’는 과연 몇이나 되며, 그들의 발자취는 어디서 찾습니까? 정말로 예술은 길답니다.

♣  관련 내용
한사람이 의사를 찾아가 말했다.
“벌써 오래 전부터 변비 때문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얘기를 들은 의사는 처방을 하고 약을 권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은 무척 가난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약을 살 수가 없군요.”
의사는 하는 수 없이 자기 돈으로 약값을 치러 주었다.
며칠 후 그 사람이 다시 의사를 찾았다.
“의사 선생님,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요. 변비가 여전해요.”
의사는 의아했다.
“허, 그 약은 특효약인데요.”
그 사람이 무척 가난해 보이는 터라 의사는 습관적으로 물었다.
“당신이 하는 일이 뭡니까?”
그가 말했다.
“시를 쓴답니다.”
“참 진작에 그걸 말해 주시지 않고, 시인 양반, 이 돈을 가지고 가서 우선 실컷 드시오, 드셔.”

♣  관련 어록 및 어휘
ꊱ 사람들은 시인을 경시하며, 그들이 터무니없는 신화를 지어내기 위하여 인간의 자유 의사를 부인하는 것처럼 생각한다.《플루타르크 영웅전》
ꊲ 얼마간의 광기가 없으면 시인이 되지 못한다.《M.키케로》
ꊳ 시인은 주위 세계의 양심의 상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지침이며 지진계입니다.《H.헤세》
ꊴ 칠보재(七步才) : 일곱 걸음 걸을 동안에 시를 지을 만한 재주라는 뜻으로 시재(詩才)가 뛰어남을 일컫는 말

♣  생각 거리
1. 시인을 예찬하는 시를 한 편 써 보자
2. 관련 내용에 나오는 의사는 후에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