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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길』, 창작과 비평사, 1993

♣ 신경림(1936～  ) 충북 충주 출생, 시집『농무』,『새재』

♣  도움말
살아가면서 늘 ‘남에게는 엄격하고 내게는 너그러워 지’던 일을 돌이켜보니, ‘돌처럼 잘아지’는 모습이 부끄럽다. 그래서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라고 자기에게 묻게 된다. 이미 자신의 삶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으며, 그 부족함을 채우고자 반성하는 자세를 보인다. 그래, 요즘같이 각박해져 가는 시대에 나에게는 더 엄격하고 남에게는 바다처럼 너그러움을 보여야겠지. 우리 속담에 ‘제 똥 구린 줄 모른다’는 말이 있음도 생각해볼 만하다. 남을 책(責)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責)하며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는 삶을 사는 것이 성현(聖賢)의 경지라던데.

♣ 관련 내용
한 소년이 산에 올라가 외쳤습니다. “야호!”
그러자 저쪽에서도 누가 “야호!”하며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년은 다시 “거기 누구 있니?”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또 반대편에서 “거기 누구 있니?”라고 되물어 오는 것이었습니다. 화가 난 소년은 “ 야! 정정당당하게 이름을 대란 말이야!” 하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야! 정정당당하게 이름을 대란 말이야!” 하는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약이 잔뜩 오른 소년은 화가 난 채 집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 엄마에게 ‘산에는 아주 나쁜 놈이 있다’며 모든 사실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산에는 좋은 친구도 있단다”라고 엄마는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먼저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외치렴. 거기서도 너같이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말할게다”
소년은 다시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러 왔다!”고 외치니, 이번에는 저쪽에서도 “좋은 친구를 사귀러 왔다!”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난 너를 좋아한다!”고 말하니 이번에도 “난 너를 좋아한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소년은 엄마가 한 말이 정말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산에 있는 친구와 서로 좋은 친구가 되기로 약속했습니다. 소년은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와 어머니에게 좋은 친구를 사귀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소년의 엄마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없이 미소만 지었습니다.
(대구광역시교육청,『마음을 여는 이야기』 )

♣  관련 어록 및 어휘
ꊱ 과실을 부끄러워하라. 그러나 과실을 회개하는 것은 부끄러워하지 말라. 《J.J.루소》
ꊲ 언제나 깊이 반성하면 할수록 새로운 감탄과 숭경(崇敬)의 염(念)으로써 마음을 가득 차게 하는 것이 둘 있으니, 하나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요, 또 하나는 나의 마음속의 도덕률(道德律)이다. 《I.칸트/실천이성비판》
ꊳ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서 싸움을 시작한 자만이 가치 있는 인간이다. 《E.B.브라우닝》
ꊴ 남의 잘못을 보지 말고, 행하고 행하지 아니하는 것을 보지 말고, 오직 항상 자기를 돌보아 법도에 맞나 안 맞나를 살펴보라. ＊不務觀彼作與不作常自省身知正不正《법구경 화향품편(法句經華香品篇)》
ꊵ 자기 반성을 엄중히 하고 다른 사람 책함을 경하게 하면 남의 원망이 멀어진다. ＊躬自厚而薄責於人則遠怨矣《논어 위령공편(論語衛靈公篇)》
ꊶ 자기를 반성하는 이는 닥치는 일마다 이로운 약석(藥石)을 이루거니와 남을 허물하는 이는 생각이 움직일 때마다 스스로를 해하는 창과 칼이 된다. 앞의 것은 선행의 길을 열고 뒤의 것은 악사(惡事)의 근원이 되나니 이 두 가지 사이가 하늘과 땅 사이다. 《채근담》
ꊷ 반성하는 자는 새로운 각오가 있는 것이요, 자책하는 자는 향상의 노력이 있는 것이다. 《한용운/님께서 침묵하지 아니하시면》
ꊸ 개과불린(改過不吝) : 과실이 있으면 즉시 고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말라는 뜻
ꊹ 삼성오신(三省吾身) : 날마다 세 번씩 자신을 반성함
서기즉혼(恕己則昏) :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리석다는 의미.

♣  생각 거리
1. 나의 커다란 잘못은 숨겨두고, 남의 작은 잘못만 생각하여 원망한 적은 없었던가?
2. 나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럽게 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3. 나는 어떤 메아리를 듣고 싶은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