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아이는 점점 대담해지고 죄목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간다. 친구를 위한 담배, 여자친구가 갖고싶어하던 목걸이, 흥을 돋궈줄만한 오디오…. 도둑질하다 들켜 엄마가 경찰에 불려가고, 소문을 떠들고 다니는 친구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13살 10개월. 법적 처벌을 받기에 2개월 모자란 나이. 그래서 요헨은 감옥 대신 감화교육원에 보내졌다. 출발이 어디였건 아이는 화려한 죄목으로 규정된다. 백화점 절도, 중대한 신체상해, 강도 미수.

청소년 감화 교육원은 ‘말썽꾸러기’를 ‘사람’으로 만드는 곳이다. 감화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규칙’을 따르게 되고 ‘감독’도 받을 수 있다. 형과 아빠가 가택침입을 하는 사이 망을 보던 아이도, 정신지체 증상으로 놀림받다가 주먹만큼은 누구보다 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아이도, 결국은 요엔처럼 생각을 바꾸게 된다.

“나는 아무 쓸모가 없다. 장차 아무 것도 되지 못할 부랑아다. 전혀 가망이 없다.”

흔한 성장소설인 줄 알았더니 청소년 현실을 고발한 사회소설이다. 요헨은 그랬다. “더이상 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는 이렇게 고립되나보다.

혹여 우리는 제2의 요헨이, 제3의 요헨이 뇌까리는 소리를 듣고도 그냥 지나치고 있지 않은가.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일신문 / 2006.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