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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놀자』는 숨은그림찾기 형식을 통해, 흥미를 갖고 미술 감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책입니다. 책 속에 소개된 18점의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옴 등이 소장한 것입니다. 생생한 원본 그림은 박물관에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미술 작품을 통해,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간결하게 정리된 본문과 디자인, 그리고 재미난 일러스트는 각 그림을 좀더 재미나게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의 왼쪽에는 원본 그림을 배치하고, 오른쪽에는 원본 그림을 변형하여 배치하였습니다. 이런 편집 구성은 어린이로 하여금 미술 작품에 대해 흥미를 갖고 바라보게 합니다. 아울러 각 작품마다 작품의 의미와 제작 배경 등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그림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가 가능합니다.

<<목차>>

이암의 <어미 개와 강아지>
"강아지 따라 잠이 솔솔"

김홍도의 <점심>
"맛있게도 쩝쩝!"

<평안감사향연도> 중 <연광정연회도>
"쉬이, 감사님께서 납시었소"

<평안감사향연도> 중 <월야선유도>
축제는 밤까지 이어지고

변상벽의 <암탉과 병아리>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

신사임당의 <수박과 들쥐>
"들쥐야 수박 먹어"

<화성능행도병> 중 <시흥환어행렬도>
"임금님의 얼굴 좀 보세!"

한시각의 <북새선은도권> 중 <길주과시도>
"엿이라도 많이 먹어 둘걸..."

강서대묘의 <사신도> 중 <현무도>
저승의 문지기

<십장생도>
"오래오래 사세요!"

유숙의 <수계도>
"에헴, 시 한 수 읊어 보자고!"

<보석사 감로탱화>
"너희를 지옥에서 구해주마!"

정선의 <금강전도>
조선의 자연을 그리다!

<평생도>
"홍판서네 경사났네!"

김득신의 <파적도>
봄날의 나른함을 깨다

<책거리>
"자, 공부하세요!"

<까치호랑이>
"너무 귀여워"

신윤복의 <뱃놀이>
점잖은 양반님들께서 사랑놀이를?

<<미디어가 본 책>>

[우리들 책세상] 과거로의 시간여행 떠나 볼까요

마음 문 열고 수천년전 사람들과 소통
'다른 그림 찾기' 방식 도입 눈길 잡아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하던 주인공이 박물관 야간경비로 취직한 첫날,전시물들이 밤마다 살아나 멋대로 움직이는 박물관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지난 연말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우리나라 역대 외화 흥행 5위 기록을 달성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반지의 제왕' 등 시리즈물이 아닌 영화로는 역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고도 한다.

'박물관에서 놀자'(윤소영)가 어린이독자들을 위해 선택한 전략은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비슷하다. 진득한 눈길 한 번 받기 힘들었던 작품에 저마다 '사연'을 만들어준 뒤 그 사연에 귀 기울이게 하는 것. 작품 속에 잠든 수천년의 시간과 사람들을 불러내려면 마음의 문을 열고 한 작품씩 천천히 말을 걸어보라는 건 글쓴이가 책머리에 쓴 당부다.

책에는 우리나라 전통 미술작품 18점이 큼직한 컬러 도판으로 실려 차례대로 사연 보따리를 풀어낸다. 그림을 소개할 때는 언뜻 똑같아 보이는 그림을 양쪽 페이지에 나란히 싣고 서로 다른 곳을 10군데 찾아보라거나 이상한 곳을 10군데 찾아보라고 한다. 그림에 눈길을 붙들어두기 위해 짜냈을 법한 '다른 그림(또는 숨은 그림) 찾기' 방식은 꽤 성공적이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점심'에서 여름날 웃통을 벗고 앉아 밥을 먹는 남자의 얼굴에 난데없이 선글라스가 얹혀있거나 평안감사 부임 환영행사를 그린 기록화 '평안감사향연도' 중 '연광정연회도'에는 평양의 대동문에 만국기가 나부끼고 사람들의 행렬 사이에 제복 입은 여순경이 떡하니 나타나는 능청을 부리는데 매번 그림에 코를 박고 열심히 찾게 된다.

▲ 다른 곳은 어디? 이암의'어미개와 강아지'. 사진오른쪽이 원본.

퀴즈로만 끝나는 건 아니다. 김홍도나 김득신의 익살맞은 풍속화에서는 타작하고 노름하고 새참을 먹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사를 불러낸다. 개 그림을 즐겨그린 이암이나 고양이 그림을 잘 그려 '변고양이'라 불렸다는 변상벽의 금방 살아움직일 것처럼 생생한 동물 그림은 지금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평안감사향연도'나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60회 생일을 맞아 함께 아버지 산소에 다녀오는 행차를 그린 '시흥환어행렬도',과거 시험 장면을 그린 '길주과시도'등 대형 기록화는 그림에 돋보기를 대고 그속에 충실히 재현된 조선시대 역사의 현장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보석사 감로탱화'나 '현무도'등에서 옛 사람들의 사후세계관이나 부장 풍습을 읽고 유숙의 '수계도'나 신윤복의 '뱃놀이'를 보면서 당시 선비나 양반들의 한때를 상상해보는 재미는 어린이들에게 옛 그림 뿐만 아니라 미술 작품 감상 자체의 즐거움을 일깨우기 충분하다.

작품의 연도나 시대적 배경에 대한 교과서적 설명 없이 "뭔가 '재미있는 박물관 도록'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책의 기획의도. 책에 실린 작품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이 공동 기획자로 책에 참여했다. 초등 전학년용. 거인/1만1천원.

/ 2007.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