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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붕새의 사랑 1,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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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임현택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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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페이지수 : 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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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 7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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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한국/동양문학 |
대상 : 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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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보기 |
소리꾼의 집념과 방황, 절망과 사랑을 통해 전통 예술가가 겪은 우리 근대사와 고통스러운 인생사를 깊이 있게 형상화한 장편소설. 구한말부터 60년대까지 해방과 분단과 같은 급격한 사회 변동 속에서 우리의 토착 문화가 외래 문화와 부딪치며 어떻게 전개되어왔는지를 두 소리꾼의 인생을 통해 보여준다.
 미디어 서평
젊은 작가 임현택씨（３６）에게 판소리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남 함평에서 자란 그의 옛집 사랑방은 가객과 소리꾼들의 집합소였다． 거의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던 소리가락과 추임새를 들었던 그에게 있어 우리 소리는 「토착문화의 정점」으로 여겨져 왔다． 판소리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임씨가 최근 첫 장편 「붕새의 사랑」（문학과 지성사）을 펴냈다．
한말부터 ６０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득음의 경지에 다다르기 위한 소리꾼들의 불굴의 집념과 방황， 절망을 사실적인 필치로 그린 작품이다． 특히 송만갑, 장판개 등 당대의 명창들이 실명으로 나오고， 「쑥대머리」의 대가 임방울과 월북한 명창 박동실을 모델로 삼은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관심을 끈다．
『명창들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판소리사를 나름대로 정리해보려 했습니다． １０여명의 명창들을 인터뷰하고 판소리 관계 문헌을 수차례 탐독한 뒤 작품을 썼지요』 소설은 동편제의 명창 김정군과 「적벽가」의 대가 장판개를 똑같이 사사한 다복과 한얼의 파란만장한 삶을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혹독한 소리수업을 받은 후 명창이 된 두 사람은 순탄치 않은 인생행로를 걷는다．
한얼은 방탕한 생활로 공연도중 소리가 꺾여 지리산으로 독공의 길을 떠나고 다복도 기생과 애틋한 사랑에 빠지면서 소리와 멀어진다． 해방을 맞게 되자 두 사람은 진정한 「조선의 소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하지만 정부는 소리꾼들에게 「기예증」을 발급받을 것을 요구한다． 조총련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간첩혐의까지 뒤집어 쓴 한얼은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고 소리꾼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국적없는 서구문화에 빠져있는 사이 판소리는 「사라진 소리」가 돼 버렸습니다． 판소리의 소멸은 민중의 한과 정서를 담아내던 예술장르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임씨는 ９１년 계간 「문학사상」에 단편 「무기」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경향신문 96/12/17 박구재>
민초의 애환 달래던 소리꾼 예술혼 그려‘소설은 이야기다’란 명제에 걸맞은 작품． 삶과 죽음 전체가소리 속에서 이루어지던 전라도 민초들과 소리꾼들이 펼쳐내는 판소리 소재소설이다．
소설의 역사적 공간은 일제시대에서 시작해 해방， ６·２５， 현대에까지 펼쳐진다． 소설 전체를 장악하는화두， ‘소리는 앞으로 어떻게 민초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일까’는 작품이 예술가 소설로 꾸며질 수 있게 하는 틀이다． 한얼， 주요 인물． 판소리 서편제의 대가로 법제의 굴레를 극복하고 자신의 세계를 창조해낸 인물． 나， 화자． 법제의 전통에 충실히 머물며， 세속적으로는 성공한 소리꾼．
끝내 자신의 세계에 좌절한다． 남수， 소설의 반주인공． 한얼의 소리와 경쟁하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려 애쓰는 현세적인 인물． 이 세사 람이 소설의 삼각구도를 이루며 주요 갈등을 만들어 낸다．‘나’가 임종에 이르러 한얼을 회상하며 내놓은 독백은 소설이 이야기하고 자 하는 바를 요약해준다．
‘나는 내 소리를 부른게 아니라 백여년 전부터 내려온 동편의 소리를 흉내낸 전승자였던 것이다． 새로움이란게 뭔가？ 아무리 법제를 지키려 애썼어도 소리는 조금씩 변화해 왔으며 그 시대를 나타내는 얼굴을 가졌다…나는 한얼의 소리를 통해 민초들의 삶과 한을 보았으며 막연히 내 소리의 갈길을 찾으려 애썼다…재능이란 어쩌면 그 시대의 소리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판소리의 대서사극이라고 부를만한 이 소설은 ‘나의 아비’가 일제의 총에 맞아 죽어가면서 듣는 흥보가에서 시작한다． 이어 판소리계에 입문한 나와 한얼의 족적을 따라 일제시대를 풍미한 판소리 가설무대， 창극， 그 속에서 피어나는 소리꾼들의 사랑이 소설을 이끈다．
해방공간으로 넘어와 판소리계에까지 불어닥친 좌우익의 갈등， 여순사건， ６·２５， 명창 명악의 월북， 또 여성국극의 범람 등의 사건으로 이어지며 소리의 세계에 부는 한국현대사가 진지하게 펼쳐진다． 전후 쏟아져 들어오는 미국문화의 바람 속에 소리의 세계는 마침내 터전을 잃게 되고 각각의 사건고비마다 한얼이 보여주는 소리의 위대함은 다소 과장되지만 ‘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는 주 요소로 작용한다．
언제 어디서나 민초의 삶을 위무하고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한얼의 소리는 마침내 경지를 이루어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소리로 이겨내는데， 춘향가 ‘쑥대머리’ 한 소리가 총부리를 겨누는 군인을 설득하는 장면은 가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문화일보 97/01/15 배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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