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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까모는 어떻게 영어를 잘 하게 되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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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다니엘 페나크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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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페이지수 :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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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 6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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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외국창작 |
대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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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보기 |
프랑스에 사는 소년 까모에게도 영어는 큰 문제이다. 한 직장에 2주 이상 다니지 못하는 엄마가 자신과 아들이 가진 서로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방안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바벨 에이전시와 캐서린 언쇼, 13구 중앙 우체국 사서함 723. 놀랍게 변화하는 까모의 영어 실력과 이 마법 같은 단어들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평범한 낱말들을 한 편의 멋진 드라마로 몰아가는 작가의 역량을 느낄 수 있다.
 미디어 서평
예측 불가능 이야기 속 빠져드는 '말과의 사랑' '문학의 마술'을 펼친듯
“꿈꾸고 있는 사람은 깨우는 법이 아니야. 그러다 미치는 수가 있으니까!”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 중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 하’는 유일한 인물인 ‘나’에게 까모가 던지는 말이다. 문학을 경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면 사랑에 빠지는 일에 비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말과의 사랑에 빠지면 어떤 문장들은 상상할 수 없는 힘으로 우리의 영혼을 사로 잡는다. ‘까모는 어떻게…’에는 그런 문장들이 수두룩하다. 아니, ‘폭풍의 언덕’에는, 아니 좀 더 정확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로 멋진 편지지들’이 다 모여있으며 재떨이에 수북한 담배꽁초와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커피잔들과 ‘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소설들이 다 모여’있는 ‘바벨 에이전시’에서 ‘너무 여러 나라 말을 하’는 까모의 엄마가 기발하고도 멋진 방식으로 행하는 독서교육과 영어교육을 둘러싼 이 이야기 속에는.
언뜻언뜻 영화 혹은 만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편집된, 재치있는 삽화가 빼곡하게 들어찬 100 페이지가 채 안되는 이 작품의 줄거리는 무척이나 복잡하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사건들 때문인데, ‘그 사건들을 여기서 귀띔 해 줄 순 없’다는 역자의 생각에 나도 동의한다. 대신 그녀의 충고를 전한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다니엘 페나크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기를 원한다면, 절대로 책을 거꾸로 읽어선 안된다!’. 하지만 책에 관해 최대한의 자유를 허락하고 기존의 억압에 저항하는 이 작가는 책이란 거꾸로 읽어도 좋을 뿐 아니라 중간중간 떼어먹고 읽어도 좋다고 쓴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생략으로 사태의 본질에 직접 가닿게 만들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세 겹, 네 겹의 이야기 속에서 톡톡 튀는 농담을 하고있는 그의 글은 전혀 그런 방식으로 읽고 싶지 않다.
‘바벨 에이전시’는 아이들로 하여금 외국 문학 작품 속의 인물과 외국어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일을 하는 곳이다. 까모 뿐만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아이들이 이탈리아 남작과 혹은 스웨덴이나 러시아의 귀족과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을 때까지도.... 말할 게 많은’ 상태가 된 아이들이 저도 모르게 외국어에 능통하게 된다는, 완전히 비현실적인 이 이야기를 읽고 까모처럼 ‘영어를 잘하게 되’는 비법을 알 수 있는 확률은 전혀 없다. 대신, 문학을 혹은 언어의 마술을 경험할 수는 있다. 선물처럼. <조선일보 어린이 책 01/1/6 최윤정(아동문학평론가)>
"엉어, 정말 석달만에 다 배웠어?"
독일에서 미하엘 엔데 박물관을 구경한 적이 있다. 마침 초등학교 학생들이 견학을 와서 그 뒤를 졸래졸래 따라갔다. 그런데 안내하던 선생님은 바로 문을 열지 않았다. 문을 가로막고 서서 “이 방에는 엔데가 쓰던 물건들이 있는데, 어떤 것들이 있겠는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생각나는 물건들을 주워 섬겼다. 모자요, 지팡이요, 책이요, 재떨이요…! 어떤 기발난 대답을 했는지, 와아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다.
그 후로 새 책을 손에 들게 되면, 표지를 보며 상상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책표지, 그곳에 담긴 그림과 제목은 책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까모는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나?’는 영어 몸살을 앓는 이에게는 눈과 귀가 번쩍 뜨일 제목이다.
“이 중에서 남자든 여자든 마음에 드는 사람 하나를 골라서 프랑스어로 편지를 써봐. 상대방은 영어로 답장을 써 보낼 거야.”
아항, 그거.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게 아니었다. 까모가 택한 상대는 캐서린 언쇼. 엄마와의 약속으로 억지로 펜팔을 하게 된 까모는 보통 삐딱한 심정이 아니다. 그런데 답장을 보내 온 캐서린 역시 만만치 않다. 알고 보니 캐서린은 까모와 똑같이 아버지를 여읜 데다, ‘이곳’을 벗어날 수도 없는 상황. 캐서린은 함께 사는 고아 ‘H’를 사랑하고, ‘H’ 역시 오직 캐서린 밖에 없는데, 오빠 힌들리는 ‘H’를 마구 학대한다. 캐서린은 누군가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그립다.
아하, 공간을 초월해 싹트는 우정 이야기로군. 헌데, 또 그게 아니었다. 밀랍으로 봉인한 봉투하며, 거칠고 두꺼운 편지지, 고어투 영어. 게다가 캐시는 지하철이 뭔지도 모르고, 전화의 존재도 모른다. 18세기 말에 살고 있다고 상상하고 있는 것이다. 아님, 정말로 18세기 말에 살고 있거나. 미스터리 판타지? 그럴까? 아니라면 어떻게?
영어 잘 하게 되는 비결을 알고 싶었던 독자는 가장 일반적인 대답을 얻는다. 바로 동기 유발. 그러나 독자는 그 원론적인 대답에 전혀 불평할 수 없다. “꿈꾸고 있는 사람은 깨우는 법이 아니야. 그러다 미치는 수가 있으니까!”라고 일갈하는 친구 까모에 대한 안타까움을 함께 나누며, 사실을 알고 싶은 조바심으로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영어 공부를 빌미로 과거의 문학 유산과 현재를 이어주는 까모 엄마, 아니 작가의 상상력, 그 문학적 장치들에 감탄하는 동시에 ‘진정한 공부란 무엇일까?’ 저절로 묻게 된다. 공부를 못하면 과외를 시키고, 책을 읽히려면 독후감을 쓰게 하는 데만 익숙해 있는 이로서는 전혀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또한 아동 문학은 어린이들만 읽는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 00/8/5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독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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