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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아기 캥거루와 겁쟁이 토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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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파울 마르 |
출판사 : 중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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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페이지수 :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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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 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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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외국창작 |
대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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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보기 |
엄마의 생일 선물을 위해 산깔기를 따러가는 아기캥거루를 그의 친구들이 도와주는 이야기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친구들이 펼치는 가슴 따뜻한 우정이 감동적이다. 수수께끼 같은 낱말 놀이와 적절한 문장 반복으로 인한 리듬감이 유머를 자아낸다.
[미디어 서평]
어린이 문학은 일반문학에 비해서 가르친다는 기능이 강하다. 그 가르침은 독자대상인 아이들이 어리면 어릴수록 구체적이고 명료한데, 혼자서 읽기의 즐거움을 배워나가는 초등학교 저학년용 책이 특히 그렇다. 우리 나라 동화책들은 아쉽게도 연령별 국어교육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다. 그러나 서구의 책들을 보면 읽기 첫단계(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책들은 체계적인 언어학습과 아이가 자라면서 당연히 익혀야할 덕목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짜여있는 책들이 참 많다. ‘아기 캥거루와 겁쟁이 토끼’도 그런 책이다.
남의 말을 끝까지 주의 깊게 듣지 못해서 엉뚱한 착각을 하는가 하면, 경계심이 별로 없고 자기 생각에만 몰두해있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아기 캥거루와 낯선 것을 몹시 두려워하는 겁쟁이 토끼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아이들의 특성을 대변한다. 인간은(아니, 동물도)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두려워한다. 갓난 아기들의 낯가림을 보라. 또, 잠시라도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울음을 터뜨리는 유아들을 보라. 그들이 겪는 감정은 순간적일망정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같은 공포감과 고독감일 것이다.
자란다는 것은 그렇게 낯선 세상을 마주할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낯선 것은 그렇게 두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다. 화창한 날씨에 겨우 산딸기를 따러 숲으로 가면서 며칠씩 야영을 떠나는 것처럼 우산에 구급약품까지 챙긴 배낭을 짊어지지 않으면 안심을 하지 못하는 겁쟁이 토끼는 모든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몸을 움츠린다. 그래서 행동에서는 언제나 뒤처지지만 대신 사려깊다. 절벽에 떨어진 생쥐와 방울뱀을 구출하고 우산 가득 산딸기를 따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겁쟁이 토끼 덕분이다. 이처럼 결코 필요할 것같지 않았던 장비들이 유효적절하게 사용되자 친구들이 그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길을 떠나고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행복하게 귀향하는 전통적인 동화구조를 아주 현대적으로 답습하고 있는 이 작품은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아주 다정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밋밋할 수도 있는 이런 주제는 수수께끼같은 낱말놀이와 적절한 문장반복으로 인한 리듬감 그리고 유머감각 때문에 생동감있게 다가온다. 재치있는 번역도 눈에 띈다. 번역은 우리말의 순수성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자주 비난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말을 정확하고 풍요롭게 만들기도 한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최윤정/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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