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경험이 듬뿍 녹아들어간 성장소설. 신학교에서의 체험을 토대로 썼다.
소년 한스 기벤라트는 마을 사람들의 기대와 격려를 한 몸에 받으며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한다. 하지만 끊임없는 압박으로 다가오는 가족과 고루한 신학교의 종교적 엄숙주의 아래서 한스는 점점 마음이 병들어간다. 급기야 소년은 신경쇠약증에 걸려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고, 떠날 때와 달리 아무도 맞아주지 않는 고향마을로 돌아온다.

<<리뷰>>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이야기하면 제일 먼저 '데미안'을 떠올린다. 워낙에 우리나라에서 고전으로 사랑받는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데미안'에 나오는 '새는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알에서 빠져나오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이 말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은 한 명의 인간이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듯 자기자신을 성장시키고 완성해 가는 과정을 닮고 있는 내용들이 많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나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하고 있어 인문학이나 철학책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처음 헤르만 헤세를 접했을 때가 청소년 시기로 '유리알 유희'나 '지와 사랑' 등의 작품들은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지루하게도 느껴졌었다. 그만큼 철학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을 나이가 더 들고 성인이 되어 읽어보니 어렸을 땐 이해할 수 없을 내용이었다.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도, 고민도 하지 않고 마냥 어린 마음으로 재밌게 놀고 싶었던 때라 헤르만 헤세가 전하는 인생의 진지함과 내면의 고민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 <수레바퀴 아래서>역시 헤르만 헤세가 전하는 또다른 인생의 메시지로 이 작품은 유난히 작가 헤르만 헤세의 인생과 철학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한다. 어쩌면 주인공 '한스'가 헤르만 헤세 자신이었는지 모르겠다. 작품에 등장하는 '한스'의 배경과 고민이 헤르만 헤세가 청소년 시기에 했던 고민과 방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린 소년 한스는 아버지와 가족의 기대속에 마울브론의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시험을 치르고 입학하게 된 신학교이다보니 떨어진 학생들도 있어 시험에 당당하게 붙은 한스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한스의 아버지가 가지는 한스에 대한 기대는 점점 한스가 신학교에 적응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로 부담스러워진다. 게다가 한스는 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신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기대도 채우지 못한 채 한스는 신경쇠약에 걸려 학교에서 쫒겨나게 된다. 그렇게 불명예스럽게 고향으로 돌아온 한스를 가족들은 반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시 공장의 견습공으로 들어가지만 이번엔 고된 노동에 적응하지 못하고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다 한스는 자살을 결심하게 되고 결국엔 술에 취해 달빛이 비치는 강물 속으로 뛰어든다.

한스의 삶은 불행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니, 한스의 삶이 불행한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으로 인해 한스 스스로가 행복을 찾기보다 불행에 취해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헤르만 헤세는 한스와 같이 청소년 시기에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었다. 문학을 하고 싶어하던 헤세는 한스와 같은 과정을 거쳤지만 다른 결말을 선택한 것이다. 가족의 기대에 눌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선택하지 못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의 젊은이들이 혹시나 타인의 기대와 선택에 의해 자신의 행복을 찾지 못하고 남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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