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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2차 선정

 모국어의 속살
고종석│마음산책
2006. 4. 1│420쪽│16,000원│고
시인 50인의 대표시집을 살펴본 책. 저자는 시를 “사람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액세서리”라고 말하면서 시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현대시 문학의 수원지이자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인 김소월의 『진달래꽃』, 일급 서정시인이자 담시의 개척자 김지하의 『오적』, 음악으로서의 언어의 달인 김영랑의 『영랑시집』, 허기진 생활의 멜로디를 담은 신현림의 『해질녘에 아픈 사람』 등의 시집을 소개했다. 저자는 각 본문마다 소개된 시집과 본문을 함께 두고 느리게 독서하길 권한다.

 새로운 엘리엇
그레이엄 가드너/ 부희령│생각과느낌
2006. 4. 1│326쪽│8,800원│중 ․ 고
왕따였던 중학생 엘리엇이 전학을 간 학교에서 ‘새로운 엘리엇’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 엘리엇은 새로운 학교에서조차 왕따가 되는 것이 싫어 첫째 적응할 수 없을 만큼만 눈에 띌 것, 둘째 눈에 띄었으면 조용히 지낼 것, 셋째 여러 개의 가면을 만들어 행동할 것 등 나름의 생존법칙을 만들어 실천해 나간다. 엘리엇의 생존법칙은 성공하고, 심지어 왕따 가해자의 입장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마지막 법칙 자신이 누구며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을 정하면서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기로 결심한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존 버거/ 강수정│열화당
2006. 3. 20│230쪽│15,000원│고
돌아가신 어머니, 시인 보르헤스, 예술가였던 크로마뇽인 등 죽은 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희망은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에 있음을 말해주는 소설집. 소설들은 모두 리스본, 마드리드, 제네바 등 세계 각처를 배경으로 하고, “죽은 사람은 체스의 말을 움직이지 못해!”라는 말을 통하지 않고서는 전혀 죽은 사람이라고 눈치 채지 못할 사람들이 등장해 옛 추억을 회상하게 하고 어디에나 있는 아픔을 감싸안는다. 저자는 “어디나, 아픔보다 더 끈질기고 예리한, 소망이 담긴 기다림이 있다”면서 인간의 상처를 보듬는다.

 젊은날의 초상
헤르만 헤세/ 정희정│빛과향기
2006. 1. 31│272쪽│9,500원│중 ․ 고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에세이집. 「청춘은 아름다워라」, 「약혼」, 「대리석 공장」등 청춘시절의 아름다운 추억과 사랑 이야기 6편을 묶었다. 저자는「라틴어 학교 학생」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도 어느 한 궁극적인 최고의 것이 아니”며 “연약하고 불안에 휩싸여 있는 억눌린 인간의 영혼들이 그것들을 극복하고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방황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삶에 대한 본질적 문제를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말에 대한 예의
이진원│서해문집
2005. 12. 15│352쪽│11,900원│고
교열전문기자가 쓴 ‘교열’과 ‘바른 말’에 대해 안내하면서 ‘우리말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 콩깍지는 깐 콩깍지냐, 안 깐 콩깍지냐’라는 말장난에서, ‘콩깍지’는 ‘콩을 털고 남은 껍질’을 말하므로 틀린 표현이라고 말하는 등 실생활에서 흔히 헷갈리는 말, 뜻이 잘못 쓰이는 말 등을 골라 바른 표현을 알려준다. 또한 말 속의 숨을 뜻, 외래어의 올바른 표현방법, 지켜야 할 말의 법칙도 알려준다. 각각의 코너마다 틀리기 쉬운 단어를 고쳐주고, 각 장마다 교정과 교열에 얽힌 저자의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제 60차 선정

 본삼국지(1~11)
나관중/ 리동혁 완역/ 예슝 그림/ 저우원예 지도│금토
2005. 7. 20│각350쪽 내외│각9,500원│중 ․ 고
삼국지를 한글세대가 읽기 쉽게 우리말로 바꿔 쓴 책. 각 소제목마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 ‘재미있는 중국어’, ‘한자어 풀이’를 넣고 삼국지와 관련된 중국 신화와 전설, 역사 속 에피소드, 삼국시대 이후의 중국 역사를 삽입하였다. 칼라 그림과 지도로 장편역사소설의 딱딱함을 해소했다. 11권은 ‘삼국지 인물사전’과 ‘삼국지 관직사전’으로 꾸몄다.

 우리말이 아파요
박용찬│해냄
2005. 10. 9│378쪽│10,000원│중 ․ 고
우리말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 1부에서는 ‘너無너無 사랑한Day’, ‘귀차니즘’, ‘후까시’, ‘북마크하다’ 등 생활 속에 만연해 있는 인터넷 언어, 신조어, 일본어, 외래어의 문제점을 문법적인 설명을 통해 살펴본다. 2부에서는 우리말 다듬기의 필요성을 살펴보고 ‘웰빙’을 ‘참살이’로, ‘이모티콘’을 ‘그림말’로, ‘투잡(two job)’을 ‘겹벌이’로, ‘방카쉬랑스’를 ‘은행연계보험’이나 ‘은행보험’으로 다듬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
로버트 뉴턴 펙/ 이승숙│사계절출판사
2005. 11. 7│198쪽│7,500원│중 ․ 고
소년 로버트의 일상을 통해 검소함과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한 소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의 후속편. 로버트는 돼지 잡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던 아버지가 죽은 후 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가장노릇을 하며 살아간다. 13살의 로버트는 은행융자금을 갚기 위해 결석을 하고, 황소 솔로몬과 젖소 데이지의 죽음을 겪으면서 세상의 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웃의 따뜻한 도움을 받고 좀 더 성숙한 소년으로 성장해나간다.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윤대녕│생각의나무
2005. 9. 9│448쪽│10,000원│고
가정을 통해 상처 입은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 남자주인공 ‘영빈’은 80년대 대학생활을 하다 학내 프락치라는 누명을 쓰고 자살한 형 때문에 괴로워한다. 여자주인공 ‘혜연’은 어머니의 외도와 별거를 겪고, 그녀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외도에서 벗어나고자 낚시에 몰두하다가 사고로 죽는다. 영빈은 제주도에서 낚시를 하며 삶을 치유하고, 고행을 한다. 외롭지 않다고 되뇌이는 두 주인공은, 그러나 실상 그 짐을 함께 덜어줄 상대를 찾아 자신의 내 ․ 외적 상처를 서로 보듬고 달랜다.


  제 59차 선정

 4주간의 국어여행
남영신│성안당
2005. 6. 22│356쪽│13,000원│중 ․ 고
소리표기방법, 두음법칙, 품사, 높임법, 띄어쓰기 등 28가지의 국어문법 사항을 설명한 책. 「젓가락과 숟가락, 같은 가락인가 다른 가락인가?」에서 ‘소리 표기 방법’에 대해, 「달이 떴니? 달은 떴니?」에서 조사에 대해 설명하는 등 자주 쓰이지만 잘못 사용할 수 있는 어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가족(1,2)
이창래/ 정영문│랜덤하우스중앙
2005. 4. 25│각250, 272쪽│각8,900원│중 ․ 고
가족에 무심한 은퇴 가장을 통해 현대사회에서의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장편소설. 주인공 제리 배틀은 은퇴한 50대 후반의 남자로 소형비행기로 홀로 여행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느닷없이 임신한 딸에게 찾아온 중병, 가업을 위태롭게 하는 아들, 아버지의 갑작스런 쓰러짐 등 자신을 둘러싼 가족의 뜻하지 않은 불행을 겪게 된다. 결국 주인공은 딸의 죽음을 통한 새 생명의 탄생을 겪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친다.

 별을 담은 배
무라야마 유카/ 김난주│이레
2005. 6. 30│470쪽│12,000원│중 ․ 고
3대를 걸친 한 집안 식구 6명을 주인공으로 한 연작소설집.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가장, 다른 사람의 남자만 좋아하게 되는 막내딸, 학교폭력과 입시에 시달리며 꿈을 좇아 방황하는 손녀 등 한 가족의 삶을 이야기한다.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사랑에 아파하고, 이별을 겪고, 방황을 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가족과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주형│생각의 나무
2005. 6. 20│270쪽│10,000원│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해 저자 나름의 사랑, 행복, 여유를 읽어낸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인용, 프루스트의 편지와 메모, 사생활 등을 활용하여 ‘사진을 위한 독서법’,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등 인생에 지침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 58차 선정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아지즈 네신/ 이난아│푸른숲
2005. 4. 18│212쪽│8,500원│중 ․ 고
세상을 풍자한 14편의 우화집. 표제작에는 사람처럼 말을 하는 당나귀가 유행이 되는 세상이 나온다. 말하는 당나귀가 더 이상 신기하지 않게 되자, 이번엔 도리어 당나귀와 같은 울음을 우는 사람이 유행이 되어버린다. 결국 당나귀와 사람의 역할이 바뀌어 엉망이 된 세상을 통해 세상 만물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인간의 무한한 욕구는 세상을 그르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리창을 통과하려고 목숨을 거는 파리, 죄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무화과 씨 한 알의 모습 등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아름다운 아이
이시다 이라/ 양억관│작가정신
2005. 4. 15│340쪽│9,500원│중 ․ 고
14세의 소년 ‘감자’가 살인사건에 휘말린 동생 A의 누명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 감자는 동생이 저질렀다는 살인사건의 배후에 아버지에게서 받은 억압으로 마음의 병을 가진 14세의 ‘마츠우라’가 있었음을 밝혀낸다. 하지만 감자네 가족은 지역사회로부터의 냉대에 이미 마음을 병을 얻은 상태다. 저자는 살인범으로 몰린 동생 A도,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소년도 모두 혼란을 겪지만 그 속에서도 자기만의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아이’들로 묘사하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 수필
이태동 엮음│문예출판사
2005. 3. 25│310쪽│10,000원│중 ․ 고
수필 49편을 통해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일상 속의 아름다움과 성찰의 계기를 주는 책. 잘 끌질된 문체, 삶의 정수를 꿰뚫는 통찰력, 미학적인 구성 능력으로 무장된 수필을 꼽아 그 주제에 따라 사색, 자연, 삶, 생활의 4부로 구성했다. 피천득처럼 대표적인 수필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박경리, 이상 등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 등의 작품도 담았다.

 정혜
우애령│하늘재
2005. 2. 20│280쪽│9,000원│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과 사랑을 이야기한 12편의 단편소설집. 표제작은 어린시절의 상처 때문에 혼자 메마르게 살아가는 여자 ‘정혜’의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지 못하는 정혜의 눈에 자신보다 더 폐쇄적으로 살아가는 남자가 보이고, 그를 식사에 초대한다. 정혜의 닫힌 공간이 사랑을 통해 열리고, 아파했던 마음이 사랑을 통해 치유된다.

 한문의 생활력
가토 도루/ 유준철│수희재
2005. 2. 25│280쪽│12,000원│고
한문 고전을 통해 자아와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 저자는 한문 고전을 탐독하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삶의 이치나 통찰력을 ‘한문의 생활력’이라고 말한다. ‘나는 타인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가’, ‘사후세계는 있는가’, ‘늙는다는 것’, ‘리더의 조건’ 등 인간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음직한 인간의 외면과 내면, 이승과 저승, 우주와 자연에 대한 문제를 꼽고, 고전을 통해 그에 대한 답을 얻도록 유도하고 있다.  


   제 57차 선정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성석제│창비
2005. 1. 20│310쪽│9,000원│고
등장인물이 들려주는 고전소설과 소설의 줄거리가 함께 전개되는 구성의 표제작을 비롯하여 9편의 단편소설을 담고 있는 소설집. 표제작에서는 어머니 앞에서 맏딸이 들려주는 고전소설의 내용과 실제로 어머니가 갖는  맏딸의 혼사에 대한 걱정, 장에 간 부자에 대한 걱정이 교차된다. 낚시터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네 고운 벗님」, 지방의 한 도시에 부임한 경찰서장의 뇌물사건을 소재로 한「만고강산」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웃음과 풍자로 전개했다.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통찰과 삶의 스산함을 담고 있다.

 고래
천명관│문학동네
2004. 12. 17│456쪽│9,800원│고
바닷가에서 고래를 목격한 후 영원한 생명의 이미지로 여기는 ‘금복’과 그녀의 딸 ‘춘희’의 인생유전을 담은 장편소설. 남의 집 부엌살이로 떠돌다가 주인집 아들의 아이를 낳고 내쫓기지만 애인이 자기 딸과 내통한 것을 알고 애인을 살인하고 딸을 꿀 두 통과 맞바꾼 기구한 운명의 노파, 억척스레 돈을 벌어 고래 모양의 극장을 짓는 금복, 정신박약에서 벽돌의 여왕으로 추앙받게 되는 춘희의 이야기를 우화적으로 묘사했다. 이야기 속에 삽입된 수십 개의 에피소드가 재미를 더한다.

 나무의 회상록
뀌도 미나 디 쏘스피로/박선옥│눈과마음
2005. 2. 10│274쪽│8,800원│중 ․ 고
나무 한 그루의 탄생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역사를 담고 있는 소설. 주인공인 주목(朱木)은 어린 시절엔 벌레나 사슴과 이야기를 하고, 어머니 나무가 죽었을 때는 애도에 잠긴 채 성장을 멈추고, 떡갈나무의 침입에 작전을 개시한다. 아일랜드에서 나무들이 무참히 베어져 나가는 모습을 두려움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자신 또한 베어져 쓰러지지만 땅속 뿌리에서 다시 싹을 틔워낸다.

 사람 풍경
김형경│아침바다
2004. 11. 30│308쪽│11,000원│고
소설가 김형경이 집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로마, 니스, 베이징 등 세계의 도시와 항구를 여행하면서 만난 풍경과 문화, 인간의 면면에 작가의 심리를 투영시킨 에세이집. 사랑, 죽음, 질투, 시기심, 콤플렉스, 자기실현 등 27가지 정신분석학적 소제목을 통해 유년기 상처를 드러내고 심리학에 관한 독서 체험, 오랫동안 받아 왔던 정신분석의 체험, 여행지에서의 깊은 사유를 통해 어떻게 상처에서 벗어났는지 설명한다. 삶이란 정신의 부조화와 갈등을 끊임없이 조절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 56차 선정

 그 남자네 집
박완서│현대문학
2004. 10. 23│310쪽│9,000원│고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첫사랑에 관한 자전적 장편소설. 늙은 나이의 주인공이 후배네 집 구경을 갔다가 첫사랑의 남자가 살았던 집을 발견하면서 ‘그 남자’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주인공은 전쟁이 끝난 1950년대에 먼 외가 친척인 ‘그 남자’를 만나 폐허가 된 서울의 구석구석을 오가며 사랑을 키우지만,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원하는 부모의 반대로 뜻하지 않은 이별을 한다. 그 남자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마지막 만남을 갖지만, ‘담담하고 완벽’한 포옹을 하면서 아름다운 결별을 한다.

 꽃 지고 강물 흘러
이청준│문이당
2004. 10. 20│286쪽│9,000원│고
우리 사회 어느 곳에나 있을 법한 뭇사람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소소하게 풀어낸 6편의 중 ․ 단편 소설집. 표제작 「꽃 지고 강물 흘러」는 30대에 청상과부가 된 형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나’는 치매였던 어머니를 구박하는 형수를 미워했지만, 결국 형수의 뒷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 미움이 가라앉힌다. 대통령 선거 전후의 불법 정치 자금 수수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심부름꾼은 즐겁다」등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이면을 꽁트적인 구성에 담은 2편의 정치 비판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다.

 누룩곰팡이의 노래
이수태│생각의나무
2004. 9. 3│286쪽│9,000원│고
쓸쓸한 삶의 이면과 세상에 대한 긴장을 풀어낸 에세이집. 1부에는 노래방이나 승강기 안 등 일상생활에서의 모습을 기록하였다. 사물의 표면 그 안쪽을 꿰뚫어보고 일탈의 욕구나 헝클어진 폐허의 모습을 보면서 삶의 스산함과 경건함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사회의 한 구성원이자 참여자의 목소리로 세상에 대해 비판하면서, 안일하지 않고 늘 깨어있기를 주문한다. 3부는 역사적 관점에서 음악을 바라보면서 80~90년대에 논의된 한국 음악의 정체성에 대한 전문적인 평론을 담고 있다.

 영원의 다리(상,하)
리처드 바크/공보경│현문미디어
2004. 8. 20│각286쪽 내외│각9,000원│중 ․ 고
『갈매기의 꿈』의 저자 리처드 바크의 반자전적 장편소설. 이상을 동경하던 한 소년이 나이가 들어 영혼의 반려자를 찾아 떠난다. 평생을 찾아 헤매이다 결국 영혼의 짝을 찾았지만, 그 사람은 또다시 현실의 구속을 벗어나 초월의 완성을 동경하게 된다. 결국 ‘초월’이라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깨달음을 통해, 사랑의 진리라는 것 또한 끊임없이 변하고 살아 움직이는 것임을 말해준다. 


  제 55차 선정

 너는 나의 하늘이야
문경보│생각의나무
2004. 5. 10│198쪽│8,500원│중․고
교단에 선지 15년째 되는, 아이들의 아픔과 고통에 진심으로 울어주는 문경보 선생님의 교육 현장 수기. 절망적 가정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학생, 문제아로 인식되는 학생들, 진로를 고민하는 모범생의 일화 및 참교사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늘 교사의 직분에 대해 되묻고, 좀더 즐거운 배움터를 만들기 위한 선생님의 헌신과 그를 따르는 학생들의 따뜻한 사연을 담았다. 진정한 사제지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마음의 섬
이태동│효형출판
2004. 2. 28│310쪽│9,800원│고
문학평론가 이태동의 산문집. 그가 일생을 살아오면서 ‘작은 통찰력과 의식의 눈을 통해서 발견한 삶의 아름다운 진실’을 표현했다. 사라져가는 옛것에 대한 향수와 삶의 의미를 담담한 문체로 서술한 40여 편의 글이 1부 마음의 섬, 2부 묘지 위의 태양, 3부 시간의 빈터로 엮였다. 고향집, 작은 고모, 여름 소나기, 새벽 등산, 연날리기 등 어린 시절의 추억을 통해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삶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토머스 불핀치/이동일│황금가지
2004. 7. 19│308쪽│12,000원│중․고
켈트를 중심으로 한 여러 민족과 지역의 이야기를 아서 왕을 중심으로 엮었다. 명예를 좇는 용맹한 기사들의 무용담과, 험난한 여정 속에서도 신의와 충절을 지키는 전설 속 인물들을 만나본다. 원탁의 기사가 모여 아서를 왕으로 추대하는 과정, 랜슬롯과 왕비의 사랑 및 트리스트람과 이주드의 비극적 사랑을 이야기한다. 성배를 찾아 떠난 원탁의 기사들이 겪는 모험담, 아서왕와 랜슬롯의 불화와 모드레드 경이 일으킨 반역으로 몰락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엽서로 그린 그 진한 사랑
조정래 외│옹기장이
2004. 4. 26│230쪽│9,800원│중․고
열두 명의 문인과 학자, 예술가들이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인생과 꿈을 담은 산문집. 부모가 처음 만나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기까지 부모의 인생 여정을 추억하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법일 스님의 모습으로 아버지를 묘사한 소설가 조정래, 아버지의 소리없는 사랑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어 만화가가 되었다는 이현세, 늙고 젊고 귀하고 천함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좋아하는 아버지에 대해 묘사한 시인 신경림 등을 만나본다.

 흰 비너스 검은 비너스
이가림│문학수첩
2004. 4. 26│262쪽│8,000원│고
프랑스 문학의 거장 7명의 마음을 사로잡은 운명적 여인들이 시대 변천에 따라 어떻게 문학에 투영되어 나타났는지 탐색한 책. 낭만주의의 거장 뮈세, 상징주의의 대명사 보들레르,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엘뤼아르 등 프랑스 문학사를 대표하는 시인, 작가들의 넋을 송두리째 빼앗은 매혹의 여인들을 피부색을 뛰어넘어 살펴본다. 보들레르의 여인이었던 식민지 태생의 흑백 혼혈인 잔 뒤발, ‘오렌지처럼 푸른 대지’라고 묘사되었던 엘뤼아르의 여인 갈라 등이 어떠한 문학적 형상화로 남겨졌는지 추적하고 있다.


  제 54차 선정

 마야
요슈타인 가아더/이용숙│현암사
2004. 3. 20│450쪽│15,000원│중․고
고등하다고 자부하는 인간이 지상에서 꾸리는 짧은 생애를 진화생물학적 입장에서 그린 장편소설. 어떻게 20세기의 여인과 200년 전 그림의 모델이 똑같은 생김새를 가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의 소재로 삼고 있다. 원시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섬에서 진화생물학자 프랭크가 사람들과 나눈 생명의 기원과 역사에 대한 토론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이 짧은 삶을 마감하고 죽음의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은 결국 사랑을 통해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는 과정임을 깨닫게 해준다.

 쇼샤
아이작 B. 싱어/정영문│다른우리
2004. 3. 31│400쪽│13,000원│고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독일 침공 직전 폴란드에 살던 유대인들의 이야기. 랍비 집안에서 자라 천재로 여겨지는 아론은 그와는 반대로 바보로 여겨지는 미성숙아 쇼샤와 만나면서 자신이 듣고 생각한 것을 이야기하고 나눈다. 이사를 가면서 아론은 쇼샤를 잊고 글쓰기를 하면서 쾌락을 탐닉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은 쇼샤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론이 다시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지혜를 가진 쇼샤를 만남으로써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작가 특유의 깔끔한 문체로 그렸다.

 몬탁 씨의 특별한 월요일
페터 슈미트/안소현│문학동네
2004. 3. 5│334쪽│9,000원│중․고
이제 막 열여섯 살이 된 평범한 청소년 마크의 성장드라마. 화목하지 않은 가정과 편안하지 않은 학교생활에서 마크가 유일하게 느끼는 즐거움은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는 것이다. 마크는 박물관 안내인 몬탁을 만나면서 그림을 보는 법, 삶을 살아가는 법, 삶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아를 통제하는 법 등을 배운다. 아버지의 파산과 어머니의 자살, 여자친구의 임신으로 열여섯 살 청소년이 견디기 힘든 시련이 닥쳐오지만 내면세계를 탐색하라는 몬탁의 충고를 통해 시련을 이겨나간다.

 저구마을 아침편지
이진우│열림원
2004. 1. 27│ 248쪽│8,500원│중․고
거제도 남단마을 저구리에 사는 시인 가족의 시골생활을 엮은 산문집. 오랜 서울생활을 접고 이민가는 마음으로 시작한 시골살이에서 아이들은 집과 학교 사이에서 또다른 세상을 만나고, 몸으로 자연을 배우면서 그 속에서 씩씩한 아이로 자라난다. 텃밭을 가꾸고 우물을 만들면서 평화로움을 맛보고, 남을 먼저 걱정하고 마음을 나누는 이웃사람들을 만나본다. 남의 행복 속에서 나의 행복을 찾는 여유로운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제 53차 선정

 글 뒤에 숨은 글
김병익│문학동네
2004. 1. 12│318쪽│10,000원│중․고
문학평론가 김병익의 문학과 삶의 내면이 드러나는 자전적 산문집. 제1장 ‘생각 뒤에 숨은 생각’에서는 3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나 자유로우면서도 타인의 지식과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저자의 성장기 모습과 해방, 6.25, 4.19의 과정 속에서 정립된 저자의 의식을 담고 있다. 제2장 ‘말 뒤에 숨은 말’에서는 추억 속 자신의 외로움과 자연사랑, 젊은 날의 고뇌를, 제3장 ‘책 뒤에 숨은 책’에서는 책과 함께 해 온 저자의 생애를 통해 책 속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저자를 만나본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시와사회
2003. 12. 22│224쪽│7,500원│중․고
1930년대 문학에서 남다른 면모를 보여준 재북시인 백석의 시집. 1930년대 카프 문학과 순수 문학의 두 양상 속에서 백석의 시는 리얼리즘의 요소와 당시 선진 사조였던 모더니즘을 잘 살려 표현하였다. 특히 일본의 우리말 말살과 민족성 외면의 정책 속에서 시인은 우리말에 관한 되새김이나 민족의 원초적인 체험, 감각의 근간이 되는 것들을 시로 많이 표출하고 있다. 그가 되살려 쓴 토속적인 시 세계나 고향이나 우리말의 되새김은 시대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현의 노래
김훈│생각의나무
2004. 2. 10│294쪽│9,500원│중․고
우륵이 신라에 몸을 맡기게 되는 삼국사기 단 몇 줄의 기록을 역사적 상상력에 기대어 장편으로 풀어낸 소설. 우륵이 악기 하나를 들고 적국으로 향하는 이야기나 진흥왕의 명령으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예술을 향한 아름다운 사랑으로 묘사된다. 가야의 뛰어난 무기제조장인 야로가 신라에 투항했다가 죽음을 당하는 과정은 우륵의 모습과 겹치면서 쇠(金)와 현(絃)의 대비를 통해 예술은 무엇이고, 권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고찰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희망의 선택
우애령│하늘재
2003. 12. 1│ 302쪽│9,000원│중·고
상담전문가이자 소설가인 저자의 상담에세이집. 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된 몸으로 교수가 된 바버라 한센, 무절제하고 게으른 부자의 병을 고치기 위해 먼 거리를 직접 걸어오게 만든 의사의 일화 등 절망과 분노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삶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 가는지 보여준다. 짧은 에피소드들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는 계기가 된다. 희망은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사람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