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지
이놈의 돌담불 동네 토박이들 냉담하다.
문풍지 웅웅 우는 소리만 나는 듣고 앉았어.
친절하던 북돌이, 전우창도 무슨 생각 했는지
어제 같지 않은 태도 보건대 우린 얕잡혔다.
홍성리란 델 가면 이북 사람들 산다 했지.
거기로나 갈가 그러면 거긴 어디쯤일까.
우리처럼 따라지 신세인 그들과 어울리며
웅진땅에 두고 온 친정집 소문 줍고 싶은데
왜 여기서 움직이지 못하나 무서움 더하면서
꽁꽁 언 무밭엔 주울 시래기도 안 뵈
동네애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둘째 애를 찾아
조개더미 돌다 한참 쳐다본 오막살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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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어머니』, 창작과비평사, 1997
♣ 김선규(1950～ ) 황해도 연백 출생, 시집『이슬 속의 새벽』,『술레의 달』
♣ 도움말
6.25전쟁 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 월남(越南)한 - 사람들을 일컬어 흔히 ‘따라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토박이들이 은근히 텃세를 부리는 어려운 환경에서 두고온 고향을 그리며 살자니 여간 어렵고 힘들겠는가. 그래서 같은 처지의 ‘따라지’들이 모여 사는 곳에라도 가 볼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한 번 정착한 곳에서 또 떠나기는 쉽지 않을터. 아이들도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언제나 두고온 고향이 떠오른다.
♣ 관련 내용
강의 물고기들이 회의를 열었습니다.
“우리들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고들 한다. 그런데 우리들은 물은 본 일이 없다. 그래서 물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조차 모른다.“
영리한 물고기가 말했습니다.
“바다에는 아주 총명하고 학문이 높은 물고기가 있어. 무엇이든 다 알고 있다구. 우리 모두 그를 찾아가 물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하자. 그리고 바다에는 물이 많다고들 하니까 물 구경도 하고 말이야.”
물고기들은 그 총명한 물고기가 살고 있는 곳으로 찾아갔습니다. 그 총명한 물고기는 찾아온 물고기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이 물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대들이 물 속에 살고 있으며 물에 의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인간들이 신에 의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야.”
(「우리 시대의 동화」)
♣ 관련 어록 및 어휘
ꊱ 자기 자신 때문에 너무나 고뇌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고향이란 그들을 부정하는 고장이다.《카뮈》
ꊲ 귀거래(歸去來) :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감
♣ 생각 거리
1. 실향민들의 사연을 담은 대중가요나 소설, 영화 등에 대해 알아보자.
2. ‘금강산 관광’에 실향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토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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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두고 온 고향을 그리며-따라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