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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새로움
작성자 유예지 작성일 2004-02-10
작성일 2004-02-10
오늘은 반배치고사를 보았다. 반을 편성하는 데 시험을 본다니, 나로서는 조금 어이없는 시험이었다. 그 전에는 선생님들이 알아서 편성해주셨는 데....
괜히 시험이 겁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그동안 열심히 공부 할걸이라는 생각과 겹쳐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역시 겹쳐들어서 이번 시험이 짜증나지는 않았다.
학교에 보통시간으로 등교하니 남자애들은 그 전보다는 조용한 자세로 반배치고사 공부를 하거나 떠드는 것이 약했고, 여자애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자신들이 정리한 것을 문제로 내면서 와그르르 묻고 묻는 것이 꽤나 시끄러웠다. 사회와 과학에 자신이 없어서 핵심정리와 요점정리 되어있는 책들을 가져갔다. 나는 나혼자서 이렇게 별거별거를 다 가져가는 것같았다. 그런데 보니까 옆의 짝도, 그의 앞의 애도, 내 친구들도 모두 내가 가지고 있는 핵심정리 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몇몇 친구들은 자신의 것과 친구것이 바뀌어 헷갈려하기도 했다. 개학식이 끝나고, 1교시부터 3교시까지 우리는 회장인 홍명표가 불러주는 반배치고사 총정리에 나오는 문제에서 답을 찾았다. 아주 지겨웠다. 하지만 홍명표가 지목할 때마다 못 대답한 아이들이 있으면 그 아이가 일어서기 때문에 대부분은 잘 듣는 것같았다. 하지만 난 지겨워져서 핵심정리와 내가 정리한 요점정리만을 외우고 읽었다. 과학에서 나오는 무척추동물의 설명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난 결국엔 수업시간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절지동물, 머리. 가슴. 배로 나누어져 있으며...'
계속 달달 외워야만 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시험에 나오지 않았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도 외우지 않았을 것같다.
4교시가 끝난후, 우리조 남자애들 때문에 우리 조는 뒷정리에 걸려버렸다. 툴툴대면서 뒷정리를 한 뒤, 혜조와 나는 나가면서 지은이와 재은이를 만나서 후문쪽으로 내려갔다. 내가 우유상자를 갖다놓아야 하기에, 나가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던 것같다. 나간 뒤엔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진영이와 선경이를 만났다. 모두들 자신들은 눈이 좋다며 너희들을 먼 곳에서 발견했다면서 무척 좋아했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내가 학교생활을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행복해졌다. 꼭 다 함께 같은 반이 되기를 바랬다.
1시 30분, 똥똥하고 키가 크신 남자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셨다. 우리는 그 전에 들어와있었다. 중학교는 책상이 떨어져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 전에는 책상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책상높이가 맞지 않아 고생한 적이 무지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앉은 자리의 의자는 다리가 맞지않아 시험보는 내내 덜그럭 거렸다.
1교시는 2시 5분에 시작했다. 국어와 과학을 먼저보았다. 처음 써보는 OMR 카드인가? 하여간 이카드를 쓰는 게 어색했다. 그래서 카드를 한 번 바꾸어야 했다. 중학교는 참 재미있는 방법으로 시험을 보는 것같았다.
2교시는 3시 5분에 시작했다. 수학과 사회. 사회는 생각보다 쉬웠다. 수학도 쉬웠다. 뭔가 이상한 것같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각보다 잘 풀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엔 수학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끌어서 다 못풀까봐 초조해졌다.
하지만 정확하게 끝마쳤다.

다시 그 뚱뚱한 선생님이 오시곤 몇마디 하시고 집에 가라고 하셨을 때 가슴속의 커다란 바윗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같았다. 20일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말 기대된다.



범계초 6년 유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