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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빼앗긴 얼굴>을 읽고.
작성자 최소리(중1) 작성일 2004-02-27
작성일 2004-02-27
<빼앗긴 얼굴>이라는 책은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프카니스탄의 한 소녀 '라티파'가 지은 책으로 나는 처음 이 책을 친구에게 빌려 읽었다. 우연히 친구 집에 갔을 때 책꽂이 모퉁이에 꽂혀있던 책. 빼앗긴 얼굴이라는 제목의 책은 내 관심을 크게 자극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 책의 표지를 보고야 그제서 관심을 표했다. 검은 부르카를 둘러쓰고있는 여성의 황색빛깔의 얼굴이 보였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왠지모를 안쓰러움과 슬픔이 묻어났다. 그 누군가. 누가 이 여성을 이렇게 애처롭고 힘들게 만들었나. 내가 읽은 책 속에..
그 여성은 얼굴을 잃었다. 더 이상 여성은 더러운 놀잇감이 아니다.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 아프카니스탄에는 탈레반 정권이 들어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여성들이 받는 강간과 학살 등의 고통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나타낼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탈레반 정권이 아프카니스탄에 들어서면서 부터 겪은 것들을 라티파는 자서전 형식으로 처참한 일들이 일어남을 기록해 나갔다.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부터 금지된 사항은 많았다. 대부분이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점에서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밖에 나갈때는 자신과 관계된 남성을 동반해야 하며, 여자는 항상 부르카를 착용 하되 부르카 안에는 밝은 색의 옷을 입지 말아야 했다. 또한 집안에 동물, 사람에 관한 사진, 그림을 폐기시키도록 했다. 여성은 어두운 색의 구두만 신고, 화장을 금지하며, 자신과 관계없는 남자와 말을 하는 것을 금지하며, 규칙을 어겼을 시에는 그 남자와 결혼하도록 하는 벌칙까지 정해져 있었다. 여성은 가정 외에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며 직업을 갖을 수 없었다. 이것은 엄연한 남녀 차별에도 속하나, 여성의 개인적인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는 끔찍한 규칙이였다. 나는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맴도는 말도 안되는 규칙에 허탈한 웃음만을 내지어야 했다.
라티파의 가족은 화목하고 평안했다. 그러나, 카불까지 진입해 온 탈레반으로
인해 의사였던 라티파의 어머니는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해야 했다. 언니가 혼인을 하는데도 탈레반의 학살이 두려워 화려한 결혼식 파티를 즐길 수 조차 없었다. 탈레반은 이렇게 여성 뿐만 아니라 화목한 가정까지 짓밟고 말았다.
탈레반 정권의 세력 앞에 온 국민은, 여성은, 법은.........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어떤 조치도, 대항도 없이 그렇게 짐승과 그 짐승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듯 했다. 심지어 탈레반은 국회의 여성 정치가들도 모두 쫒아냈으며, 나라의 권력을 잡기도 했다. 끔찍했다. 자유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누가 여성에 관한 슬픔을 생각 해 보았을까? 자유가 사라지는 것. 권리가 무효해진 다는 것. 인간이 인간으로.. 여성이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녀들에게 있어 다 필요없는 일이였다. 여성은 짓밟혔다.
어느 날. 카불까지 진입해 온 탈레반은 한 여성이 하얀색의 밝은 구두를 신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 하며, 생식기 일부를 잘라 찢는 만행을 하면서도 뭐가 그리 신나는지 웃었다. 여성이 고통에 울부짖을 때, 그들은 하찮은 이유만으로 여성을 학대하며 순결, 그 이상의 모든 것을 파멸시켜버렸다. 누군가가, 이 책을 읽는 다면 당부하고 싶다. 일순간의 끔찍함과 잔인함을 느끼고는 혀를 끌끌 차는 것보다, 우리가 여성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이렇게 고통받는 아프카니스탄의 여성들을 위해 세계의 여성단체, 그리고 국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건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인간이, 인간으로써 해야 하는 일이 이렇게 여성을 학살하고 괴롭히고, 고통받게 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된다. 적어도 인간이라면.. 자신의 어머니, 어머니란 여성에게서 태어났다면, 여성에게 이러면 안된다. 여성은 냐악하고, 힘 없고, 겁만은 존재가 아니다. 비참한 현실이 여성을 몰락시키고 있다. 인간이 짐승인가? 탈레반이라는 세력이 암흑에 사묻힌 짐승따위인가? 아직까지 탈레반과 아프카니스탄의 정황은 그 막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리다. 처음, 내가 이 책을 읽고 여성 인권사에 관심을 갖게 될 줄은 몰랐다. 재미삼아서, 심심해서 읽은 책이 내게 커다란 교훈을 남겨주었다. 여성이 없다면 지금 지구에 있는 모든 인간이 존재할 수 조차 없다. 아프카니스탄 뿐만 아니라, 지금 전세계의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을, 권리와 자유를 잃지 않고 차별없는 평등한 대우 속에 살아갔으면 한다.
만약, 누군가가 <빼앗긴 얼굴>이라는 책을 우연으로, 흥미로 읽게 된다면 나는 그들에게 일러두고 싶다.
'나의 어머니는 위대하다. 위대한 어머니를 일으켜 세운 것은 여성이라고…
여성이 무시받고, 인권을 잃고 살아가는 이 세상은 존재할 가치 조차 없다.' 라는 말을 꼭 부각시켜 주고 싶다. 그 누군가가 내게 망발을 한다 소리친다면 나는 이 책을 그에게 안겨주며 지금 우리 여성들의 고통을 일깨워 주고 싶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우리 어두운 현실 속의 여성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던 시간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