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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깡딱지 속 우정 - '깡딱지'를 읽고 -
작성자 정찬인(5학년) 작성일 2004-05-16
작성일 2004-05-16
보고 싶은 수빈에게
수빈아,안녕? 우리가 헤어진 지도 벌써 다섯 달이 되어가는구나.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 많이 사귀었니? 나는 이연경이라는 새 친구가 생겼어. 연경이도 새로 전학을 온 친군데 내게 먼저 말을 걸어서 친구가 되었어. 2학년 2학기 11월 달에 ㅇㅇ초등학교로 전학 갔을 때도 네가 내게 먼저 말을 걸어서 친구가 되었지.
내가 오늘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며칠 전에 읽은 '깡딱지'라는 책을 소개해 주기 위해서야. 이책은 마음이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인우와 무뚝뚝하고 남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한수 그리고 활발하고 친구를 도와 줄줄 아는 의리파 대희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야.
4학년에 올라와서 처음 짝꿍이 된 한수를 인우는 못마땅하게 여겼어. 말을 걸어도 잘 대답도 않고, 소문난 주먹대장이기 때문이야. 하지만 비 오는 날, 한수가 선도부 형들에게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인우를 도와준 일 이후 서로 우정이 싹트기 시작했어. 내가 ㅇㅇ초등학교로 전학을 왔을 때, 너무 긴장해서 토한 적이 있었지. 그때 네가 나의 등을 두드려 주었지. 정말 고마웠어.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네가 도와주어서 이것이 계기가 되어 친구가 된 것 같아. 아마 인우도 나같은 생갹을 했을 거야. 그래서 인우는 미술 시간에 한수의 자리도 맡아주고 준비물도 빌려주었을 거야.
한수는 인우를 데리고 기찻길에 갔어. 거기서 자기의 보물 1호인 깡딱지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어. 이건 무뚝뚝한 한수가 인우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는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인우에게는 3학년 때 단짝이었던 대희라는 친구가 있었어. 내가 대희라면 인우를 한수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했을 텐데 대희는 오히려 삼총사가 되자고 제의했어. 대희는 활발해서 누구와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성격을 가졌지. 인우,한수,대희는 정의를 지키고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늘 함께 할 것이라며 삼총사 맹세를 하고 깡딱지를 증표로 삼았어.
그런데 인우가 깬 꽃병 때문에 한수가 오해를 받았어. 그래서 한수는 선생님께 맞고, 처음으로 아이들 앞에서 울었어. 고자질쟁이 병구와 잘 알지도 못하고 한수를 때린 선생님 때문에 생긴 일이야. 그 사건이 있은 후 한수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어. 인우는 선생님께 사실을 털어놓고 한수에게 사과하기 위해 한수를 찾아 나섰어. 한수를 기찻길에서 찾은 인우는 꽃병을 깬 사람은 자신이었고 무서워서 사실대로 얘기를 못했다고 사과했어. 한수도 친구를 잃을까봐 무서웠다고 말했지. 둘 다 친구를 잃을까봐 걱정이 되었던 거지. 대희도 기찻길로 삼총사를 찾으러 왔고 모든 오해가 풀렸고 우정은 다시 회복됐어.
수빈아, 왜 깡딱지를 우정의 증표로 삼았을까 생각해 봤니? 기찻길에 병뚜껑을 올려놓고 그위를 기차가 지나가면 깡딱지가 된단다. 기차가 지나간 뒤에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돌멩이, 풀포기, 사람...... 이런 것들은 아마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겠니? 흔적이 남아 있더라도 온전치는 않겠지. 하지만 그 보잘것없는 병뚜껑은 무지막지한 기차를 이겨내고 찬란한 깡딱지가 되지. 아마 기차는 친구 사이에 생길지도 모르는 오해일지도 몰라. 그러나 그 오해가 지나간 자리에도 반짝이는 깡딱지처럼 우정도 반짝거리며 살아남으라는 의지의 표시가 아닐까 생각해. 우리도 오해가 생길 때마다 깡딱지를 생각하자. 그러면 오해가 지나간 자리에 반짝이는 우정이 남아있을 거야.
수빈아, 너는 깡딱지가 어떤 뜻일 것 같니?  이책을 읽고 꼭 답장을 해줘.
그럼 안녕,
찬인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