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장미는 발딱 깼어요.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있는 모란 언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졸랐지요.
"언니~!빨리 가자!"
"아이구,아침부터 무슨 소란이야!언니 빨리 옷 갈아입을 테니까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있어."
"응,알았어."
후다닥 세수를 하고 빨리 입을 수 있는 간편복을 차려입었습니다.모란 언니는 예쁜 원피스를 차려입었고요.언니가 얄미웠지만 할 수 없이 룰루랄라 서점에 갔습니다.
서점에서 '안나 카레리나'를 샀어요.러시아가 낳은 유명한 작가 톨스토이의 작품이래요.무척 기대가 됬어요.재빨리 집에 갔지요.
집에 가서 대충 책을 읽었어요.그림만 보고 책장을 넘겼지요.그러자 연꽃 언니가 날 불렀어요.
"장미야~안나 카레리나 다 읽었어?"
"응,다 읽었어.근데 왜?'
"응,수련 언니가 너 책 내용 전부 다 확인했는지 한번 살펴보라고.자,언니가 언제 '안나 카레리나'를 읽었으니까 문제를 낼게.충분히 읽었다면 분명히 문제를 풀 수 있을 거야."
문득 걱정이 되었습니다.그림만 보고 무작정 책을 넘겼던 내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결국은 언니가 낸 문제를 하나도 풀지 못했지요.
"너,결국은 그림만 읽고 넘겼구나.하지만 괜찮아.너 나이 2학년 땐 그럴 수 있지.그럼 언니가 제안 하나를 할게.내일 문구점에 가자."
"근데 왜?문구점에 가?그게 더 궁금해.책에 더 도움이 된다면 서점에 가도 될 텐데."
"서점에선 안 팔아.문구점에서 팔지.어쨌든 중요한 물건을 보고 싶다면 빨리 자도록 해."
완전 기분이 좋았습니다!책에 도움이 된다니!빽빽히 들어있는 명작들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어요.잤어요.켜 놓은 스탠드도 무작정 꺼 버렸지요.
다음 날 아침,나보다 일찍 깬 연꽃 언니가 날 깨웠어요.눈두덩이를 비비며 문구점에 갔지요.무척 아름답고 큰 물건이라 생각했는데,고작 공책 하나에 불과했어요.연꽃 언니가 말했어요.
"책을 읽고 나서 독서감상문을 쓰도록 해.주인공에게 편지를 써도 되고,광고를 해도 되고,그냥 생활문 방식으로 써도 되고."
"에이,뭐야.그냥 공책 하나에 불과하잖아."
"그래도 이 공책이 위대하다 뭐,어쨌든 언니가 독서감상문을 하나하나 검사할 거야.그때까지 긴장 바싹 하라고.언젠가는 모조리 니 독서감상문을 읽어 줄 테니까."
"에이,"
그래도 언니의 부탁인데 할 수 없지요.책장에서 '안네의 일기'를 뽑았어요.안네의 일기를 다 읽고 나서 독서 감상문 공책을 폈지요.공책에 이렇게 적었어요.
'안네의 일기를 읽었다.안네는 참 불쌍했다.유대인이라는 작은 인간에 불과해서 그 조그맣고 답답한 은신처에 살다니,나 같으면 매일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맨날 울었을 것이다.흑흑"
국화 언니가 이 글을 읽어보더니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어요.
"그래,잘썼긴 했어.하지만 조금 더 확정케 써보도록 하자.내일 아침에 언니가 어딜 데려다 줄게.독서 학원이란 데가 있는데.너같은 아이들이 다니기에 딱 알맞은 곳이야."
"응,알았어."
다음 날 아침,난 가방을 챙겨서 독서학원에 갔어요.선생님이 독서 감상문을 확인하고선 국화 언니처럼 표정이 일그러졌지요.
"장미 학생,참 잘썼긴 했는데,약간 미확인 상태에요.그러니 내일 부턴 국화 언니의 지시를 따르도록 해요.
국화 언니의 지시를 따르기로 독서 감상문에 쪽지를 썼다.국화 언니가 뭘 바랄까?그걸 생각하며 곤히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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