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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사슴』, 선광인쇄주식회사, 1936

* 개니빠디 : ‘개의 이빨’의 방언.
* 재당 : 재당숙, 재종숙을 친하게 일컫는 말.
* 몽둥발이 : 일가 친척이 아무도 없는 혼자 몸만 남은 고아.

♣ 백 석(1912 ～ ? ) 평북 정주 출생, 시집 『사슴』

♣  도움말
이 세상에는 하잘 것 없는 것들도 많다. 그런데 이 보잘 것 없는 것들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쓸모가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모아서 다른 어떤 것 보다 쓸모있게 만드는 것이 있다. 모닥불도 그러한 것 중의 하나이다. 모닥불은 헌신짝, 소똥, 짚검불, 머리카락 헝겊조각 등등 이런 보잘 것 없는 것들을 태워 부유한 사람, 가난한 사람, 노인, 아이, 짐승 구별 없이 모두를 따뜻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자기 소멸과 희생을 통해 남을 따뜻하게 해 주고 불을 밝혀 주는 모닥불 같은 그런 사람이 참으로 그립다.

♣  관련 내용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안도현,「연탄 한 장」;『외롭고 높고 쓸쓸한』, 문학동네, 1998)

♣  관련 어록 및 어휘
ꊱ 모든 것은 법칙에 따라 생성되고 소멸한다. 《J.W.괴테》
ꊲ 초는 자기를 불태워 세상을 밝힌다.
ꊳ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신약성서 요한복음 12:24》
ꊴ 그 무엇 한 가지 때문에 제것을 송두리째 바쳐서 없이하는 것이 희생이다. 《조지훈 /나의 문학청년시절》
ꊵ 바늘은 사람에게 옷을 입게 하나 자신은 언제나 알몸이다. 《바스크》
ꊶ 여러분의 나라가 여러분을 위하여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라. 그 대신에, 여러분이 여러분의 나라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라. (＊대통령 취임 연설) 《J.F.케네디》

♣  생각 거리
1. 이 세상에 별로 쓸모 없다고 여겼던 것이 때때로 가치있는 구실을 하는 것들로 어떠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
2. 나는 ‘모닥불’처럼 어떠한 차별 없이 남을 따뜻하게 대해 준 적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