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풍경화가.
터너는 1775년 이발사의 아들로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처음에 터너는 당시 건축가였던 토마스 말턴, 토마스 하드워크 밑에서 건축 조감도나 성의 정밀도 등을 그렸습니다. 14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로열 아카데미에서 수채화를 배우고, 다음해에 전시회에 수채화를 출품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주로 수채화와 판화 제작으로 일생을 보냈으며, 20살 무렵에는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터너는 여행을 통해 보았던 각지의 풍경을 소재로 그림을 많이 그렸으며 50년 동안 영국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대륙을 30회 가까이 여행하며 3만점에 이르는 스케치와 작품을 남기기도 합니다. 당시 유럽대륙을 30회 정도 여행하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터너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24살 때에는 아카데미의 준회원이 되었고, 3년 후 정회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1820년을 전후로 터너의 그림 양식에 변화가 생겼는데, 자연주의적인 방향에서 벗어나 낭만적인 경향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합니다. 터너는 빛의 묘사에 획기적인 표현을 수립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술사상 가장 많은 여행을 하였고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화가 중에 한명이기도 합니다. 수채화의 대가이기도 한 그는 거의 불가능한 색조를 달성하려고 시도하여 후기 작품에는 한 화면에 수채, 유화, 파스텔 물감을 함께 사용한 작품도 남겼습니다.

터너의 그림에 대한 집념과 치밀함은 여러 일화에서도 드러나는데 한번은 폭풍을 그리기 위해 네덜란드의 해변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한 어부에게 바다에 폭풍이 불어오면 자기를 갑판 돛대에 묶고 배를 띄워 달라고 간청합니다. 엄청난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터너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폭풍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이 사건 후에 돌아와서 그린 그림이 바로 《바다의 폭풍》입니다.

터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전함 테메레르》(1838)가 있는데 1838년 어느 날 터너는 템스 강가로 산책을 나갑니다. 거기서 그는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친 유명한 전함 테메레르가 증기선에 이끌려 선박 해체장으로 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이 그림을 스케치합니다. 석양에 검붉게 물든 강, 그 위로 거대한 전함이 연기를 내뿜는 검은 연통을 단 증기선에 끌려갑니다. 장대한 일몰과 과거의 명성을 잃은 낡은 전함이 조화를 이루며 향수와 상실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입니다.
터너의 후기 작품 대부분은 빛과 순수한 색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특히 모네와 추상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터너는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다 1851년 12월 영국 런던의 첼시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카르타고를 건설하는 디도》(1815), 《바티칸에서 본 로마》, 《수장(水葬)》(1843), 《비·증기·속력》(1844), 《디에프항》, 《노럼성과 일출》, 《노예선》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