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시대 미술 중 가장 최초의 작품으로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라스코 동굴 벽화와 북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기원전 15,000 ~ 10,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라스코 동굴 벽화는 동굴 깊숙한 벽면에 여러 동물들이 무리 지어 그려져 있습니다. 벽화 속의 동물들이 살아있는 듯 힘차게 그려져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라스코 벽화는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것이 아니라 소년들이 우연히 사라진 개를 찾다가 미끄러져 발견하게 된 동굴입니다.

북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벽화 중에서는 <상처 입은 들소>라고 불리는 벽화가 유명합니다. 동굴의 왼편에 벽화가 집중되어 있으며, 소와 사슴, 말, 돼지 등의 여러 동물들이 바위의 울퉁불퉁한 느낌을 이용하여 현실감 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일관된 그림의 형태로 보아 한 사람이 모든 벽화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석기 시대의 미술작품은 단순한 감상용이 아니라 더 많은 먹이감을 얻기 위한 주술적인 의미로 그려졌습니다. 즉 생존을 위해 미술작품을 이용했던 것인데, 원시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짐승들이 창에 맞는 모습을 그려 사냥감의 영혼을 빼앗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사냥 시에 느끼는 두려움이나 공포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림이 실제로 마술과 같은 효과를 가져 온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주술적 의미는 또 다른 구석기 미술 작품인 ‘뮐렌도르프의 비너스’와 ‘로셀의 비너스’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보통 ‘비너스’라는 단어는 아주 아름다운 여성을 뜻하는데 이 시대의 비너스 상은 젖가슴과 아랫배가 상당히 과장되어 표현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장된 비너스상은 많은 먹이감과 자손들을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석기 시대 미술작품들이 발견됩니다. 석회암이나 동물의 뿔이나 뼈에 조각한 작품들과 돌을 쪼개어 만든 주먹도끼, 그리고 라스코와 알타미라 동굴 벽화와 같은 동굴 벽화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동굴 벽화도 마찬가지로 그림을 그리면 그 동물을 잡을 수 있다는 주술적 행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