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공민왕 때 일이었다. 왕께서 친히 능소(능이 있는 곳)를 어디로 정했으면 좋게느냐 하고 지관에게 물었더니  천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동양에서 둘째가는 큰 음택(풍수지리에서, 사람 사는 집에 상대하여 ‘무덤’을 달리 이르는 말)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천하의 이름있는 큰 부자가 계속해서 배출되고 왕비가 많이 나오는 큰 자리라 하였다.  이리하여 그곳 천내라는 곳에 능소를 정하기로 했다.

능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석물을 만들었는데 그중 용.호석이라는 비석이 있었는데 이름이 상징하듯 용석은 여러개의 과형돌기(過形突起)와 그 사이에 꿈틀거리는 용의 몸체가 조각되어 있다.

여의주를 물고 있는 입 양편에는 아가미와 수염이 표현되어 있고, 한편 호석은 대석위에 앞발을 세우고 앉아있는 모습을 조각하였는데 동체에는 두툼하게 융기(隆起)된 곡선과 원형을 조각하여 호랑이 털모양을 만들었다.

그러다 고려말 홍건적의 난으로 인해 나라가 안동으로 피난 내려온 공민왕은 개경으로 환도한 후 나라가 어수선 했던 탓인지 능소로 쓰지않고 그대로 방치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