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아비를 섬기지 않는다' 는 말이 있다. 전라북도 순창에 있는 홀어머니성의 이야기는 이말을 뒷바침하는 듯 하다.
  "할머니, 또 오셨어요?"
  "그래, 생각 좀 해봤나?"
  "이제 그만 좀 하세요!"
  "박참봉이 누군가! 마음씨 좋고 부자인데다 지체도 높으니......."

오늘도 신씨의 마음을 돌리려고 할머니는 찾아왔다. 신씨는 몇 년 전 남편을먼저 하늘로 보낸 과부였다. 인물이 뛰어난 그녀는 오로지 남편에 대한 절개를 지키고 있는 터였다. 사실 박참봉이란 자가 신씨를 마음에 두고 있어 그 할머니를 계속해서 신씨에게 보냈던 것이다. 신씨는 그런 할머니에게 지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변함 없었다.

한번은 박참봉이 직접 찾아갔지만 결국 집 안으로는 들어 가지 못했다. 그런 그는 고민 끝에 한가지 방법을 생각 해냈다. 내기를 하여 이긴 사람의 뜻에 따르는 것이다. 이 의견은 신씨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더이상 시달리기 싫은 그녀는 끝내 승낙하였다.

내기는 이러하였다. 박참봉은 석자의 나막신을 신고 한양에 다녀오는 것이고, 신씨는 산 위에 정도(저절로 정해져 변하지 않는 도리)의 성을 쌓는 것이었다. 그래서 먼저 완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않아 내기는 시작되었다.  힘든 날이 한달 두달이 가고 석달이 갈때 쯤 그녀는 성을 완성했다. 그런데 완성되는 그 날 박참봉도 돌아왔다. 허나 신씨가 좀 더 빨랐다하여 사람들은 신씨의 승리로 여겼다. 그러자 갑자기 박참봉이 소리쳤다.
  "내가 이겼소! 신씨의 옷에는 아직 흙이 묻어 있지 않소."
그랬다. 그녀의 옷엔 흙이 묻어 있었다. 완전히 일을 마치는것 까지가 내기였기에 소매에 묻어있던 흙으로 인해 신씨는 완벽하게 마무리 하지 않은 것으로 결정나게 된 것이었다. 사람들은 다시 박참봉의 승리라며 수군거렸다. 그러자 신씨는 그만 절벽 밑으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 후 이렇게 절개있는 그녀가 쌓은 성을 ' 홀어머니성'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