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신라 시대. 어느 농가에 19살과 17살 되는 예쁜 자매가 있었고 옆집에는 씩씩한 청년이 있었다. 이들 자매의 얼굴과 고운 마음씨는 온 마을의 부러움이었다. 자매는 둘 다 옆집의 청년을 짝사랑했는데 이는 어느 누구도 몰랐다.

어느 날, 옆집 청년이 싸움터로 떠날 때 그녀들은 비로소 같은  한남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이들 자매는 서로를 위해 양보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이들 자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그들이 사랑하던 청년이 싸움터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들 자매는 연못가로 달려가 얼싸안고 울다가 연못 속으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 후 연못가에는 두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죽은 줄만 알았던 옆집의 사나이는 훌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와서 세상을 등진 자매의 애달픈 소식을 듣고 자신도 연못에 몸을 던지니 팽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이 등나무는 1962년 천연기념물 제 89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