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매우 가난한 집이 있었다. 이집에는 부부가 눈이 보이지않는 늙은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양식이 떨어져 무슨일이라도 해야 겠다고 마음먹은 남편은 길을 나서려 하였다.
  "여보 나 갔다 올 때까지 그저 어머니 공경 잘해."
하고 부인에게 부탁을 하고 집을 떠났다.

며칠이 흐른뒤 일을하러 나갔던 남편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어머니의 얼굴에 살이 올라 예전보다 훨씬 보기가 좋은게 아닌가. 그리해서 남편은
 "어머니 뭘 그리 잡수셨길래 여전히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좋아지셨수?"
그러하니,
  "얘애, 며느리가 뭘해다 줬는지 구수한게 좋더라. 내가 이걸 하나씩 먹으면서 귀주 밑에 넣었으니 한 번 봐라."
하시며 귀주 밑을 보여 주셨다. 아들은 깜짝 놀랐다. 그것은 다름아닌 지렁이가 아닌가.
  "아 어머니 지렁이!"
그러니깐
  "어?"
하고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