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부평동을 옛날엔 "대정리" 라 했고 일신동을 "구산리" 라했다. 그리고 이 대정리와 구산리 사이에 있는 마을을 "항굴" (현 부개동) 이라 했다. 이 "항굴" 이라는 것은 이름은 그 동네가 배 와같이 생겼 다 해서 붙어진 이름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우물을 동구(동네 어귀. 동문) 밖에다 파 놓고 물을 길러다 먹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우물이 멀어 불편 하였지만 누구 하나 마을 안에다 우물을 파려고 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까닭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즉 마을이 배처럼 생겼기 때문인데. 그것은 마을 안에서 우물을 판다 는 것이 마치 뱃바닥에 구멍을 뚫는 격이라는 것이다.

그러하니 마을안에 우물을 만들면 배가 가라앉는 비운을 자초하는 짓이라하여 이를 꺼렸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이 마을에도 개화의 물결이 밀려오자 이 마을 사람들은 예로부터 전해 오는 그 전설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마을 안에다 너나할 것 없이 우물을 하나둘 파기 시작하여 10여 개 의 우물을 팠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후 이 마을은 일본군의 군용지로 강제 점령되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은 정든 마을에서 쫓겨나게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