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지치울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에는 유난히 지치가 많이 나와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명당자리가 하나 있었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전설이 얽혀 있다.

조선 세종 때 지금 서대전 서쪽에 박신성이라는 장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부자인데다가 참의 벼슬까지 하여 부족한 것이 없던 사람이었다. 세월이 흘러 그도 나이가 들고 힘이 빠지게 되자, 남몰래 지사를 불러 명당자리를 찾게 하였다. 여러 군데를 다닌 지사는 바로 박신성의 지치밭이 명당자리라고 알려주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자손들에게 재산을 분배 하였다. 재산을 골고루 분배하고 마지막으로 가장 귀여워하는 손녀 차례가 되었다.

그는 손녀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원하는 대로 다 주겠다"고 하였다. 그랬더니, 손녀는
 "할아버지 다른 것은 다 필요 없습니다. 저에게 지치밭을 주셔요."라고 말하였다. 
깜짝놀란 장자는
 "얘야, 그것 말고 다른 것을 택하거라. 그러면 무엇이든지 너에게 주마."라고 하였다.
그러자 손녀는
 "아닙니다. 할아버지, 다른 땅은 한 마지기를 주지 않으셔도 하나도 섭섭지 않습니다"라고 거절하며 일어서는 것이었다. 그 손녀가 하도 영특하고 귀여워서 장자는 자기의 명당자리인 지치밭을 그녀에게 주었다. 그리고 박신성 장자는 죽어 다른 자리를 잡아 묘를 썼다.

그 후로 손녀는 권령에게 시집가서 시집 어른 산소를 자기 소유인 지치밭 명당에다  썼다. 그랬더니  남편이 성공하여 높은 벼슬에 오르고 자손이 번창하여 많은 인물이 나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