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광해군 시절 판결사에 올랐던 남분붕이라는 사람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그곳에 봉소루를 짓고 후진을 양성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그는 취미로 낚시를 즐겼는데, 고기를 잡으면 먹지 않고 다시 물 속에 넣어 주곤 했다. 하루는 색깔이 유난히 고운 큰 잉어를 잡았는데, 늘 하던대로 그 잉어를 물 속에 넣어주었다. 그러자 잉어는 주위를 몇 번 맴돌다가 물 속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어 꿈을 꾸게 되었는데, 낮에 잡았다가 놓아준 잉어가 나타나 하는 말이,
  "이 냇물엔 다리가 변변한 것이 없어 여러 사람이 통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러하니 여기에서 조금 내려가면 큰 바위가 있습니다. 그 바위로 다리를 놓으면 좋겠습니다."
하면서 사라졌다. 다음날 남분붕은 잉어가 말한대로 그곳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로 길이 15자, 폭이 4자나 되는 꼭 다리의 형태를 지닌 큰 돌이 있었다. 그 돌로 다리를 놓으니 보기가 좋고, 사람들의 불편을 덜어주는데 안성마춤이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그 다리를 '돌다리'라 불렀다.

이 돌다리를 한자로 표기하여 석교(石橋)라 하였는데, 근처 마을의 이름 또한 이것에 연유하여 석교리(石橋里)라 하였고, 일제강점기에 대전군에 편입되어 석교정(石橋町)이라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