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족은 한때 금을 세워 만주와 북중국을 지배하고, 고려에 위협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몽골에게 망한 뒤에는 부족 단위로 흩어져 반농반목의 상태로 지내며 조선에서 식량, 의류, 농기구 등을 조달받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필요한 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의 국경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은 여진족의 귀순을 장려하여 관직, 토지, 주택 등을 주었고 조선의 주민으로 동화시켰습니다. 또 여진족의 침탈 행위가 빈번할 때는 따끔하게 무력을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갈수록 북쪽의 여진족을 중심으로 하는 야인들의 잦은 침입과 약탈이 심해졌습니다. 조정에서는 이들에게 허직(업무가 없는 벼슬)을 주어 회유(우리 편으로 만듦)하려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 듯 하였지만 대다수의 야인들은 평안도․함경도 등지로 들어와 농산물을 약탈하여 백성들을 괴롭히기 일쑤였습니다.

이러한 여진족의 침탈 행위가 빈번해지자 급기야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433년(세종 15) 세종은 곧 의정부․육조와 삼군 도진무에게 여진토벌방책을 논의하게 하고 군대를 동원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렇게 하여 세워진 4군은 조선 세종 때 서북 방면의 여진족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압록강 상류에 설치한 국방상 요지로서 여연․자성․무창․우예를 말합니다.

한편으로 함경도 쪽으로 들어오는 야인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였습니다. 특히 경원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은 조선의 왕실이 일어난 곳으로 보존하여야 할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야인의 침입을 막고 수비를 튼튼히 하기 위하여 진을 설치하고 사람들을 이주시켜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여진족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자 세종은 김종서를 함길도 도절제사로 임명하고, 적극적인 북진 정책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하여 경원․종성․회령․경흥․온성․부령의 6진이 세종 31년에 설치됨으로써 앞서의 사군과 육진의 지역을 경계로 삼는 오늘날 우리나라 영역의 골격이 마침내 완성되었습니다.
 
그 뒤 여진족은 서방 쪽으로 이주하였고, 6진에 각도의 백성들을 이주시켜 개척함으로써 조선의 영역은 장성 밖 일부 지역을 제외한 두만강이남 전역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로 국경선이 북으로 뻗어나가자 조선은 그 지역에 백성을 이주시키는 사민 정책(함경도,평안도 지방을 개척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으로 사람들을 이 지역에 이주시켜 살게 하였습니다. 함경도는 이미 태조 때부터 새로 편입한 지역에 백성들을 이주시켰고 태종도 여진족을 토벌한 뒤 1,000여 호를 이주시켰으며 세종은 대규모 이주를 단행하였던 것입니다.

세종은 북방의 야인과 남쪽의 왜인들에 대해 강력한 대응책으로 국방을 튼튼히 하였음은 물론이고 동시에 변방을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세종의 대외관계 면에서의 정책은 확연히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