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훌륭한 인재를 많이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 세종은 인재를 기르고 숨은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집현전을 만들었습니다. 집현전은 젊고 재능 있는 학자들이 모여 학문을 연구하는 곳으로서 학자들은 이곳에서 학문 연구 및 편찬 그리고 저술 활동을 했습니다.

집현전에 나오는 사람들은 아침 일찍 들어와서 저녁 늦게까지 부지런히 연구하였으며, 일상 왕의 옆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집현전의 학자들에게는 삼시 세끼를 직접 궁중의 내관들이 대접하였고, 학자들은 밤에도 순번을 정하여 집현전을 지키면서 밤을 새워 책을 읽기도 하였습니다. 세종은 혹 집현전의 학자 중 무리하여 병이 나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염려하여 내관에게 불을 밝히게 하고 집현전을 수시로 찾았습니다.

하루는 세종께서 밤이 늦도록 글을 읽다가 집현전 숙소에도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종은 궁금하여 누군지 알아보라고 하였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신숙주였습니다. 이에 세종은 크게 감탄하여  계속 글을 읽다가 신숙주가 잠자리에 들자 집현전으로 거동 하셔셔 친히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주었습니다. 이처럼 세종은 열심히 공부하는 제자를 스승의 사랑과 보살핌의 손길로 아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학자들이 있으면 당대의 유학자들에게 보내어 그들의 학문을 배우도록 하는 배려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결국 집현전의 운영은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집현전에서 편찬된 서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치통감훈의>․<치평요람>․<훈민정음>․<역대병요>․<효행록>․<삼강행실> 등이 그것입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서적들이 편찬되어 그 학문적 성과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학자들의 학문적 성취와 관심에 대해서는 명나라의 유신들도 감탄하는 지경이었습니다.
 
당시 세종이 왕위에 올랐을 때만 해도 우리 민족은 우리 글자를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문자인 한문을 사용 하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 남자들만 한자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양반이 아닌 사람들과 여자들은 한문을 배울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습니다. 세종은 글을 읽을 줄 모르고 쓸 줄 몰라 답답해하는 백성들을 위해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우리 글자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리하여 박팽년, 성삼문, 신숙주, 정인지 등 집현전 학자들과 머리를 싸매고 앉아 다른 나라 글자보다 배우기 쉽고 편한 글자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의 노력은 세종 25년인 1443년에 드디어 결실을 보았습니다. 닿소리 17자, 홀소리 11자 모두 합해 28자의 우리 글자를 만들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훈민정음’ 입니다.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은 말의 소리 하나하나를 각각 하나의 글자로 나타내고자 했고 이를 실현하였습니다. 이렇듯 훈민정음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어 누구나 배우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만들어졌습니다.
 
1443년 훈민정음이 완성된 후, 세종은 3년간의 보충연구 기간을 가졌고 창제된 지 3년이 지난 세종 28년(1446) 9월에 훈민정음을 반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