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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
작성자 송치훈 작성일 2004-02-10
작성일 2004-02-10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
                      -'개심'을 읽고-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무엇일까? 이 화두를 떠오르게 하는 글을 만났다. 그것은 '마지막 잎새'를 제목으로 한 O.헨리의 단편집이다. 마지막 잎새, 크리스마스 선물, 순경과 찬송가등 여러편으로 묶여져 있는 단편들 중 나는 '개심'이라는 단편이 이 화두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한 인간의 개과천선이 가져온 삶을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가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심'은 1910년대 미국 소도시를 배경으로 은행 금고 전문 털이범인 지미 바렌타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범죄자가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진실한 삶을 통해 착실한 인간으로 거듭 태어난다는 테마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는 스프링필드 사건의 혐의자로 지목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이 3개월 정도 있으면 빼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0개월이나 되어 지쳐있었다. 이 부분에서 1910년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느낄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 부정과 비리가 만연하였음을 작가는 고발하는 것 같다. 그는 출옥하자마자 자신의 친구인 마이크가게로 가서 범행도구를 갖고 나갔다. 이런 행동을 통해 볼 때 교도소가 교화의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재범을 계획하는 장소로 이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후 은행에서 세 차례의 범행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벤 플라이스 형사는 범행 정황상 지미가 한 일이라고 판단한다. 추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동안 지미는 다른 소도시에 정착하여 새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름은 랄프 D 스펜서로 바꾸고  구두가게를 하고 있었다. 늘 마음이 불안에 쫒기는 자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앞둔 행복한 예비신랑이 되어 있다. 여기에서 작가는 지미를 테스트한다. 누구도 열 수 없는 은행 금고에 아이가 갇히게 되고 금고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지미뿐임을 예시한다. 이 상황이 지미에게는 매우 난처했을 것이다. 애인이 요구하는대로 금고 문을 연다면 이 도시에서의 지금까지의 생활이 위선이고 은행 전문 털이범이라는 전직이 탄로 날 것이며 모른체 하자니 따뜻하고 정직하게 바뀐 마음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결심한다. 아이를 구하고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댓가를 받기로......

마지막 부분에서 이 글의 작가는 특유의 위트와 페이소스를 살려 독자의 의표를 찌른다. 아이를 구하고 자기를 체포하려는 형사에게 다가가서 수갑을 받으러 하지만 이 형사는 지금까지의 지미의 행동을 보고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면서까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그에게서 범죄자의 모습은 찾기 어려움을 느낀다. 더불어 교도소에서 교화를 한다한들 지금의 지미를 만들지는 못한다는 현명한 판단으로 모르는 사람으로 대하며 그냥 스쳐 지나는 것으로 이 글은 마무리된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정리하여 보면 지미를 친구들이 빼낸 것으로 보아 일단 그 당시의 미국 사회가 뇌물 같은 것으로 모든 것이 가능할 만큼 부패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벤 플라이스 형사의 행동은 옳다고 생각한다. 교도소에 가는 이유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 위해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미는 벌써 자신의 죄를 뉘우쳤기 때문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지미를 교도소에 넣게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더욱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지능적이고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벤 플라이스 형사의 행동은 잘했다고 본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한번 죄를 짓고서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연이어 반복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개과천선하여 새 사람이 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범죄학자의 말을 인용하여보면
"범죄자는 사회가 잉태한 범죄를 실행하는 수단에 불과하며 사회는 그 각각에 상응하는 범죄를 갖게 마련이다"
라고 하였다. 이 말을 통해 보더라도 범죄가 개인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겠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뇌물 없이 깨끗해지고 어떤 사람이 죄를 짓더라도 자신의 죄를 뉘우쳐서 이 책의 제목처럼 마음을 열고 새 사람들이 되어 범죄가 존재하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따뜻한 마음이 되었다.        <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