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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독불장군은 없다 -'겨레의 잊혀진 영웅들을 찾아서'를 읽고-
작성자 김영우 작성일 2004-03-21
작성일 2004-03-21
나는 위인전을 참 좋아한다. 우리나라를 지켜내고 발전시킨, 훌륭한 분들의 업적과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위인전을 읽으며, 나도 자라서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얼마 전 아버지께서 책 한 권을 주시며, 한 번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동안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위인들의 이야기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해왔던 위인들에 대해서도 뜻밖의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위인전에선 전혀 느끼지 못했던 재미에 푹 빠져서, 맨 뒷장을 넘길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웅은 바로 나대용 장군이다. 그 이유는, 나대용 장군이 거북선을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북선을 만든 사람이, 이순신 장군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만들라는 명령만을 내렸을 뿐, 실제로 거북선을 만든 사람은 바로 나대용 장군이라는 것이다.
비록, 이순신 장군처럼 직접 전쟁터에 나가 승리하지도 못했고 또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난 나대용 장군을 훌륭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일찍이 전함의 중요성과 배를 만드는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아 열심히 공부하였고, 그 기술을 밑바탕으로 자기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하여 ‘거북선’이라는 신무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나대용 장군께서 배를 만드는 기술을 열심히 배우고 익혀두지 않았다면, 과연 거북선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순신 장군은 각종 해전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 책의 위인들 중, 평소에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해왔던 위인은 바로 고려의 강감찬 장군이다. 나는 강감찬 장군을, 신출귀몰한 작전으로 거란군을 무찌른 귀주대첩의 장본인이며, 뛰어난 지략과 용기를 지닌 장군이라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강감찬 장군에게도 내가 몰랐던 숨겨진 사실이 있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강감찬 장군이 처음부터 못생긴 곰보였다고 알고 있지만, 원래는 정말 잘생긴 얼굴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얼굴이 너무 잘생기면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천연두를 불러 얼굴을 얽게 했다고 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요즘 사람들은 서로 ‘얼짱’이 되려고 일부러 성형수술을 하고 난리인데,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스스로 얼굴을 망치다니...... 얼굴만 예쁘면 강도도 ‘얼짱’이 되어 부러움을 받는 현재 우리사회를, 지하에 계신 강감찬 장군이 보시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나는 천연두를 앓기 전의 강감찬 장군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사진 자료가 없어서 보지 못했다.

그 외에도 고조선의 성기 장군이 기억에 남는다. 고조선이 한나라의 침략을 받아 멸망할 위기에 처했을 때, 다른 신하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도망치기에 급급했으나, 성기장군은 홀로 남아서 조국과 함께 운명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기 장군은 적군과 싸우다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다. 한나라에게 항복해서 목숨을 부지하려한 자기편 사람들에게 암살 당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고조선을 배반하고 한나라에 항복한 나쁜 사람들은 결코 환영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이계상 삼은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섬기던 왕을 암살했다’하여 한나라 무제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비록 한무제는 적국의 왕이었지만 매우 현명했던 것 같다. 만약 그 당시 한나라의 왕이 나였더라도, 그 배신자들을 결코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 번 배신한 자들은 분명, 또 다시 배신할 것이므로......

이 책은, 큰 업적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영웅들과, 널리 알려진 위인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었던 감춰진 이야기들을 가르쳐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어봄으로써, 그동안 다른 위인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들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여러 위인들이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그들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모아 도와줬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함께 깨달았다.
아무리 뛰어난 위인이라 해도 독불장군은 없는 법이다. 우리 조상들은 외적의 침입을 받을 때마다 몇몇 위인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나라를 지켜냈다. 요즘 우리나라가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져있다는데, 옛날 외적의 침입을 받았을 때처럼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경제위기를 극복해나가면 어떨까?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