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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가쓰는글

제목 작은 실천의 힘
글쓴이 배명자
작은 실천의 힘 -트레버를 읽고-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로도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 책은 미국의 대표적 단편 소설가인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가 쓴 작품이다. 20여 년 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살아났던 자신의 경험을 모티브로 쓴 작품이다. 그녀는 자신의 일상의 단면을 “트레버”라는 12세 소년을 통해 각박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일깨운 것이다. 미혼모 어머니 아를렌과 단둘이 살아가는 열두 살 소년 트레버는 어느 날 새로 부임해 온 사회 선생님 루벤을 만나게 된다. 루벤은 첫 수업 시간 때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실천하는 것으로 일년 학과 평가를 한다” 는 숙제를 내 준다. 순수하고 정직한 트레버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에게 베풀기-pay it forword>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진정 고마워하는 그 세 사람이 다른 또 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그러면 9명이 27명이 되고 81명이 되고......어느 순간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받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트레버는 거리의 부랑자 제리, 외로운 그린버그 부인, 세 번째는 루벤 선생님을 정했다. 루벤 선생님은 베트남 전쟁에서 부상을 당해 얼굴의 반쪽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져 커다란 콤플렉스를 지니고 혼자 살고 있다. 트레버는 루벤 선생님을 좋아하기에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여 마음의 상처를 가진 두 사람 다 행복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자신의 저금통을 다 털어 도움을 준 제리는 마약의 유혹에 빠져 감옥으로 가게 되고, 그린버그 부인의 정원을 돌보아준 트레버의 일도 부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고 루벤과 아를렌의 사랑도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트레버가 생각같이 되지 않는 것에 실의를 느끼고 있을 때 감옥을 나온 제리가 트레버의 도움을 기억해 자살하려는 여자를 구하는 실천을 하게 되고, 그린버그 부인이 죽기 전 물려준 유산을 도움 받은 청년으로부터 이 작은 실천 운동은 조용히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트레버가 모르는 사이에 사회 곳곳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면서 조직 폭력배의 사고 수가 줄어들게 되는 통계조사를 본 기자가 이 운동의 시작을 밝히게 된다. 찾아온 기자에 의해 트레버와 루벤은 일시에 유명해진다. 기자가 인터뷰하는 장면 중 트레버가 한 말이 참 인상적이다. “두려움 속에서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용기를 가지세요.” 이 말은 트레버가 루벤 선생님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어두운 과거에 발목이 붙들려 자신의 행복한 미래를 놓치지 말아달라는 부탁인 것이다. 루벤은 용기를 내어 아를렌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많은 사람들도 현실에 처해진 자기의 나쁜 상황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가 어는 순간 다시 현실에 안주해 버리는 상황을 되풀이하며 괴로워한다. 과감히 자신의 좋지않은 과거로부터 떨쳐버릴수 있는 용기가 행복의 신호탄이기도 한 것이다. 트레버는 왕따를 당하여 괴롭힘을 받고 있는 친구를 도와주려다 죽게 된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물결 속에서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아마 그의 도움주기 운동은 미국 전역을 너머 세계 곳곳에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었을 것이다. 미혼모 아들로 태어나 편모 슬하에서 외롭고 힘들게 자란 트레버가 새로운 아빠 루벤을 만나 진정한 가정의 행복을 느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트레버는 물질 만능주의, 이기주의와 폭력이 난무하는 인간성 상실을 우려하는 이 사회를, 인간성 회복을 통한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전령사였던 것이다. 트레버를 읽으면서 요즘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또 하나가 생각난다. 2004년 호주의 젊은이가 인터넷 동영상으로 띄우면서 퍼진 <마음으로 안아주기-free hug>운동이다. 포옹에는 마음을 순화시키는 치유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내 아이들과도 꼭 안아 본 적이 오래전인 것 같다. 둘째아인 "free hug~"하면서 나와 안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는데. 도움 주기와 함께 안아 주기 운동이 우리 생활의 일상이 된다면 그 곳이 곧 천국이 아니겠는가. 이 책의 마지막 글귀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떨림이었다. “이제는 당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