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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가쓰는글

제목 - 물에게 쓰는 편지
글쓴이 오형아
1994년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첫째 딸아이를 임신하여 더위에 더욱 노출되었었다.
또 다른 이유는 봄부터 한 여름이 되도록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었다. 심지어는 지리산에 더위를 식히려
가족들과 힘든 여행을 했지만 바짝 마른 바위만 덩그렇게 자리 잡은 계곡, 하늘이 야속하기만 했었다.
지리산 계곡에 물이 마른 적은 내 생애에 처음 이었던 것 같다. 그처럼 물이 갈급하고 소중한 때가
또 있었으랴 싶었다. 그 때 이후로는 화장실 변기에 붉은 벽돌을 넣어 물을 절약하기 시작했고, 세탁 후
물은 화장실 청소, 양치 시 컵 사용, 빨래는 가능한 모아 세탁했고, 세 아이들 물 절약 하는 습관도 나의
잔소리와 작은 실천 속에서 시작 되었다. 혹 건망증으로 수돗물을 잠그지 않아 넘쳤을 땐 얼마나 속상
하고 속상했던지……. 그날은 가급적 물을 적게 쓰려고 노력하곤 한다.

어렸을 적엔 작두 펌프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이 어찌나 달고 시원 했던지 지금도 기억이 아련하다.
일부러 빨랫감 없나 찾아 냇가에서 빨래하는 날은 물과 친구 되어 한 나절 빨래터에 앉아 반은 물장난,
반은 빨래 하던 일, 옷은 반쯤 젖고……. 생각만 해도 물로 인한 행복한 추억에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양수 때문에 안전하게 열 달을 자라다 수중 분만으로 새로운 세상과 만나고 엄마
젖을 먹고 자라 기고, 걷고, 뛰고 그러다 더우면 빨간 대야 통속 물장구로 행복한, 넉넉한, 부드러운
건강한 아이로 자랐다.

이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나와 너, 그리고 지구촌 마을
모두의 몫이리라. 제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 위성을 이용한 첨단 물 관리 시스템으로 연간 100억 톤의 물
을 공급하며 홍수와 가뭄의 효과적으로 대비한다 해도 생활 속에서, 산업 현장 속에서 나의 이기심, 집단
이기심이 발동한다면 의미 없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나와 우리 정부와 수자원 공사의 유기적 협력으로
생활하수 관리 및 관계 법령 강화, 산업 폐수 관리, 축산 폐수 관리 등 철저한 물 지킴이 수호천사가 되
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한 국가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인근 국가로 이동하여 대기 중에 있다가 산성
비로 내리어 악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국제적인 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한 국가 간 상호 협력해야 할 것
이다.

물은 돌고 돈다. 물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의 생명줄이다. 이 생명인 물을 아끼고 소중히 잘 관리해야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물의 고마움을 느끼며 멋진 미래를 유산으로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소중한 물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