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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문/논설문

제목 파동과 물질의 이중성
글쓴이 백도원
대부분의 사람들은 ‘슈뢰딩거 방정식’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이란 무엇일까?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는, 입자의 파동함수이다. 이 때, ‘입자의 파동함수’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파동과 물질의 이중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면, ‘입자의 파동함수’라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슈뢰딩거 방정식과 관련해서 논의할 수 있는 많은 주제들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파동과 물질의 이중성에 대해 설명한 후 이 내용을 바탕으로, 슈뢰딩거 방정식의 의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먼저, 파동의 성질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파동의 성질에는, 반사, 굴절, 간섭, 회절 등이 있다. 반사는, 파동이 어떤 물체의 표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입자도 어떤 물체의 표면에 부딪히면 되돌아오기 때문에, ‘반사’는 파동과 입자가 나타내는 공통적인 성질이다. 굴절은, 파동이 한 매질에서 다른 매질로 들어갈 때, 경계면에서 진행 방향이 바뀌는 현상을 의미한다. 간섭은,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 두 파동이 만났을 때, 진폭이 커지거나(보강 간섭) 작아지는(상쇄 간섭) 현상을 의미한다. 회절은, 파동의 전파가 장애물 때문에 차단되었을 때, 장애물에 약간의 틈이 있는 경우, 장애물 뒤쪽까지 파동이 전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입자의 경우, 장애물의 틈을 지나 직선 운동을 할 뿐, 파동처럼 퍼지지 않는다. 따라서, ‘회절’은 파동의 성질이지만, 입자의 성질은 아니다.


지금까지, ‘반사’는 파동과 입자가 나타내는 공통적인 성질이고, ‘회절’은 파동의 성질이지만, 입자의 성질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입자만 나타내는 성질에는 무엇이 있을까? 입자만 나타내는 성질에는 ‘광전 효과’가 있다. ‘광전 효과’는 어떤 금속판에 빛을 비추었을 때, 금속판에서 전자가 나오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때, 한계 진동수 이상의 진동수를 갖는 빛을 비추어야만, 전자가 나오며, 한계 진동수 이하의 빛을 비추는 경우, 아무리 오래 빛을 비추더라도, 전자가 나오지 않는다. 이 현상은, 빛을 ‘파동’이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설명할 수 없다. 만약, 빛을 ‘파동’이라고 생각하면, 빛을 오래 비추면, 금속판에 에너지가 축적되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빛의 진동수와 관계없이 전자가 나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을 ‘광자’라는 입자로 생각하면, 전자가 나오는 현상을 광자와 금속판의 충돌로 설명할 수 있고, 광전 효과와 관련된 모든 실험 결과들이 잘 설명된다. 즉, ‘광전 효과’는 입자의 성질이지만, 파동의 성질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빛’은 파동의 성질인 ‘회절’도 하고, 입자의 성질인 ‘광전 효과’도 나타낸다. 이것은 빛이,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전자도,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을까? 그렇다. 이것은, 전자의 회절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즉, 모든 파동과 입자들은, 파동의 성질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빛의 경우, 운동량은 너무 작고, 파장은 너무 길어 파동의 성질만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고, 전자의 경우, 운동량은 너무 크고, 파장은 너무 짧아 입자의 성질만 나타내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인 ‘입자의 파동함수’라는 개념은, 지금까지 설명한 ‘파동과 물질의 이중성’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입자를 파동으로 생각할 때, 그 파동의 함수가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가 된다. 또한, 이 파동함수를 제곱하면, 어떤 위치에서 입자가 존재할 수 있는 확률을 얻게 된다.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해를 구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지만, 몇 가지 특수한 경우에 대해서는 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자의 파동함수가 시간에 대한 함수와 공간에 대한 함수의 곱으로 주어진다고 가정하면, 변수분리법을 이용해 미분방정식을 풀어,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를 구할 수 있다.


지금까지, 파동과 물질의 이중성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슈뢰딩거 방정식의 의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였다. 물리학을 학습하다 보면, 계산하는 것만 열심히 연습하여, 계산식의 의미를 잊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의 의미를 설명한 것처럼, 어떤 식의 의미를 기억하며 물리학을 학습한다면,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