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을에 무척이나 아름답고 마음씨 고운 처자가 살고 있었어.

이 처자는 시집갈 때가 되자 고민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지.

고민은 다름 아닌 방귀 때문이었어.

사실 이 처자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시원하게 방귀를 뀌는 버릇이 있었거든.

드디어 처자가 혼인을 하여 시댁에서 살게 되었어.

처자는 방귀쟁이란 사실을 숨기려고 무척이나 노력했대.

혼자 뒷산에 가서 몰래 방귀를 뀌거나, 소리를 안 내려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뀌곤 했지.

하지만 방귀 한 번 시원하게 뀌지 못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속병이 났어.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가족들도 처자를 점점 의심하기 시작했어.

“왜 며느리의 얼굴이 누렇게 뜨고 야위어 가는 걸까?”

“왜 홀로 뒷산에 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 걸까?”

하루는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붙잡고 물어보았지.

“아가, 어디 몸이 아픈 게냐?”

“그게 아니라.......”

며느리의 얼굴이 빨개졌어.

“부끄럽지만 시집 온 뒤로 방귀를 시원하게 뀌어 보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아니 방귀를? 하하하. 난 또 뭐라고. 걱정하지 말고 마음 놓고 방귀를 뀌거라.”

“그게 정말이세요? 그럼 아버님, 문고리를 꼭 잡고 계세요.”

‘뿌아앙 뿡뿡!’

몇 달을 참았던 방귀 소리는 천둥 같았어.

문고리를 잡고 있던 시아버지는 문짝과 함께 멀리 멀리 날아가 버렸대.

며칠 뒤에 겨우 집을 찾아 돌아온 시아버지는 당장 며느리를 집에서 내쫓아 버렸어.

쫓겨난 며느리는 울면서 친정으로 가다가 배나무 밑에 모여 있는 비단장수들을 만났대.

“저 배 하나 맛보게 해 준다면 이 비단과 당나귀를 줄 텐데......”

“그러게 말이야.”

며느리는 그 소리를 듣고 자신이 배를 따 주겠다고 말했어.

그러고는 엉덩이를 배나무로 향하고, 있는 힘껏 방귀를 뀌었지.

‘뿌아앙 뿡!’

방귀 소리에 배나무가 흔들리며 배가 비 오듯 땅으로 떨어졌어.

며느리는 약속대로 비단과 당나귀를 받았대.

미안한 마음에 며느리를 몰래 지켜보고 있던 시아버지는 웃으면서 말했어.

“방귀가 이런 재주로 쓰일 데가 있구나. 내가 잘못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자꾸나.”

그렇게 해서 며느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잘 살았대.

제공: 송송송 솟아나는 이야기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