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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어화(解語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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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이해하는 꽃- 美人이라는 뜻
[解 풀 해/語 말 어/花 꽃 화]
[출전]『開元天寶遺事』
당(唐)의 서울 장안(長安)은 이제 화창(和暢)한 봄을 보내고, 훈풍(薰風)이 불어오는 여름을 맞이하려 하였다. 그 어느 날, 태액지(太液池)의 연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大唐의 君主 현종(玄宗) 황제는 王妃와 궁녀들을 데리고 그 못 가에 나섰다.
못을 뒤덮은 초록빛 나는 둥근 연 잎, 아침 이슬을 받은 담홍과 백색의 연꽃은 마치 몽환(夢幻) 속의 꽃과 같이 아름다웠다. 이 때 황제는 옆에 앉아 있는 王妃를 가리키며, 左右 여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어때! 연꽃의 아름다움도 말을 해득하는 이 꽃(解語花)에는 비기지 못하리라. (何如此解語花也)」
지당한 말씀이라고, 左右의 宮女들은 황송한 마음으로 오직 찬미만 하고, 아름다운 王妃는 봉오리가 터지듯이 미소를 지었다.……(「開元天寶遺事」)
이 아름다운 王妃가, 저 유명한 양귀비(楊貴妃)이다. 몇 해전 현종(玄宗)이 이산(이山)의 溫泉宮에 갔었을 때 자기 아들 壽王의 王妃인 그녀를 보고 난 후부터는 영 견딜 수가 없었다. 급기야 그녀를 壽王에게서 빼앗아, 이제 자기 후궁으로 삼고 말았다. 소원을 풀은 현종은 정사(政事)는 돌보지도 않고 양귀비에게만 매달렸다.
「春宵苦短日高起―春夜는 매우 짧고, 해가 높아서야 일어난다」하는 정도였다. 정말 즐거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기에 우리 王妃는 미인이지. 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그후, 현종은 양귀비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만으로, 珍果인 여지( 枝―龍眼의 一種)를 머나 먼 嶺南에서 가져오게끔 하였다. 맛이 변하기 쉬운 여지( 枝)를 싱싱한 채로 가져오기 위하여 준마(駿馬)를 탄 심부름꾼은 밤을 낮으로 달렸다. 말이 넘어지고, 또는 허공에 빠져 죽는 수도 많았다. 매사가 이러 하였다. 貴妃의 친척이라는 것만으로 楊家의 일족은 높은 지위를 차지하였다. 그로 말미암아 얼마 안 가서 안록산(安祿山)의 반란이 일어나고, 양귀비가 노(怒)한 병사들의 요구에 의하여 목매어 죽게되는, 저 마외(馬嵬)의 비극을 가져왔다. 그리고 자리를 물러나 上皇이 된 현종은 죽을 때까지 貴妃를 그리워하였다 한다.
그 치세의 前半 二十餘年을 「開元의 治」라고 까지 불리 워질 정도로 잘 다스려 名君이라고까지 칭송을 받던 현종은 이와 같이 끝마무리를 온전히 못하였다. 양귀비를 얻고 나서부터 一轉하여 정사는 어지러워졌다. 폭군은 아니었지만, 그야말로 주책이 없었다. 名相이나 諫臣에게 둘러싸여 名君으로서 처신하기를 二十餘年, 그에게 깊이 숨어 있던 凡人인 견디다 못해 튀어나온 것이 아닐까. 여하튼 각종의 요소를 지닌 생애이다. 그것은 비극일는지 또는 희극일는지. 현종과 귀비와의 사이를 아름다운 비련(悲戀)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지( 枝)를 운반하고, 전란(戰亂)에 시달린 사람들에게는 그것은 틀림없이 비극이었으리라.
여하튼 현종과 양귀비가 남겨 놓은 수많은 이야기나 대화(對話)가운데서, 이 「解語花」도 살아 남았다. 말을 하는 꽃 즉 미인(美人)을 가리킨다. 이 꽃은 계절을 불문하고, 二十四時間 동안 존재한다. 언제 눈앞에 나타나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는지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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