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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종연형(合從連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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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攻守)동맹의 뜻
[合 합할 합/從 따를 종/連 이을 연/衡 저울 형]
소진(蘇秦)은 장의(張儀)와 더불어 전국(戰國)시대 중엽(前四世紀後半)의 중국 전토를 세 치의 혀(舌)와 두 다리를 가지고, 뒤 흔들은 큰 策士이며, 큰 사기사(詐欺士)이다. 세치의 혀(舌)라 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의 能辯, 두 다리라 함은 주름잡고 돌아다닌 나라가 소위 당시의 七國(燕, 齊, 趙, 韓, 魏, 楚, 秦)에 걸친 것을 뜻한다.
이 두사람은 귀곡(鬼谷)선생―(百般의 知識에 통하며, 占卜도 하고, 「鬼谷子」라는 책을 남긴 수수께끼의 人物)에게 배운 同門이다. 귀곡 선생이 살고 있던 곳은, 낙양(洛陽)에서 백오십里 정도 東南의 귀곡이라는 山中이었다. 소진은 이곳에서 오랜 수업을 쌓고 산에서 내려왔다. 여기서 무엇을 배우고 내려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였는지, 후세의 우리들에게는 전연 알 도리가 없으나 하여튼 소진은 이곳 저곳 방랑한 끝에, 어느 날 洛陽에 있는 자기 집에 불쑥 나타났다. 歷史書는 여기서부터의 소진의 행동에 대하여 자세하다.
거렁뱅이 모양을 하고 문간에 선 소진에 대하여, 아내는 짜고 있던 베틀에서 내려오지도 않았고, 형수는 밥도 내다 주지 않았다. 그리고 팔리지도 않는 말(言語)재주를 팔고 다니니, 고생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상대도 해주지 않았다. 집에 머물러 있기를 약 일년. 소진은 또다시 집을 뛰쳐나와, 주(周)를 찾았으나 상대도 해주지 않았다. 다음으로 秦을 찾았으나 역시 상대를 해주지 않았다. 趙國에도 가 보았으나 거기서도 헛탕. 그래서 멀리 북쪽에 있는 연(燕)으로 갔다. 여기서는 그의 변설이 주효(奏 )하여, 車馬 금백(金帛)의 선물을 받았다. 소진이 燕王에게 진언한 정책을 「合從」이라 한다. 「세로 合한다」라는 뜻으로, 燕趙와 齊와 魏와 韓과 楚가 세로(縱) 즉 南北으로 손을 잡고, 강국 秦에 대항하자는 것이다. 이 六國은 당시 급격히 강대해지는 秦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소진은 공포심을 잘 이용하여, 만약 차제에 六國에 손을 잡지 않고, 고립한다면, 각각 秦에 먹히고 말 것이다. 期必코 合從하여 공동 방위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주선 역할을 자기가 맡겠다고 나선 것이다.
燕王으로부터 合從의 성취를 위임받자 다음으로 趙를 찾아, 이번에는 대성공. 車馬 百乘에 백벽(白壁) 금수(錦繡)를 合從의 준비 비용으로 받았다. 韓, 魏, 齊, 楚의 順으로 돌아다닌 소진은 교묘하게 왕들을 설득하여, 六國의 재상이 되었고, 合從의 맹주로서 행세하게 되었다.
남쪽 楚에서 趙로 돌아가는 도중, 소진은 洛陽을 지났다. 그 때, 그의 행렬, 車馬치중(輜重)은 넉히 王候에 필적했고, 洛陽에 자리잡은 周王도 처사로 하여금 영접케 할 정도로 호화스러웠다. 형제도 아내도 형수도 이제는 소진을 정면으로 마주 보지를 못하였다. 食事의 시중을 들 때도 얼굴을 수구린 채였다. 소진은 형수에게 물었다. 「이전에 제가 돌아왔을 때에는 밥도 내다 주시지 않으시더니 이건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라고 묻자 형수는 머리를 조아리며, 「서방님의 벼슬이 높아지시고, 이렇게 큰 부자가 되신 것을 보며는 누구든지 저절로 이렇게 됩지요.」
소진은 벼슬과 돈이 이렇게도 인간을 달라지게 하고, 또한 자기에게 만약 얼마 안되는 전답이라도 있었더라면, 일생(一生) 그것으로 만족하고, 오늘과 같은 부귀를 누릴 수 없었으리라는 것을 개탄(慨嘆)하여 친족 붕우(朋友)들에게 천금을 헐어 주었던 것이다.
소진이 趙에 체류 중 장의가 갑자기 찾아 왔다. 同門인 소진이 재상이 되었다는 것을 듣고, 천거를 부탁하려 온 것이었다. 소진은 六日째에 가서야 겨우 면회를 허락하였을 뿐 아니라, 자기는 堂上에 장의는 堂下에 앉게 하고 종(下僕)에게나 먹일 정도의 식사를 대접하여 쫓아 버렸다. 장의는 이를 갈며 분에 못 이겼다. 그리고 좀 두고 보자는 듯이 그 발로 秦을 향하여 떠났다.
然이나 그 여행에 같이 따라가며, 노상 장의를 돌보아준 인물이 있다. 여인숙의 비용은 물론, 秦에 벼슬하자면 의복도 필요하리라. 車馬도 필요하리라 하고 시중을 들어주며 秦까지 같이 따라 왔다. 당시로 말하면, 장차 큰 인물이 되리라고 촉망되는 野人에게 친절을 배풀어 장래 이용해 먹으려는 상인이 드물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그런 따위일 것이라고 장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상인은 장의가 秦에 入京하여하여, 객경(客卿)에 오르는 것을 보자, 장의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 장의는 자기로부터 아무 보상도 요구치 않는 상인을 이상하게 여기고 그 이유를 물은 즉, 상인은,
「이것은 모두 소진님께서 주선 하여주신 일입니다. 당신을 발분시켜, 秦으로 가게 하여, 秦에 벼슬토록 하시려는 심산에서였습니다. 秦은 소진님의 合從策에는 방해자입니다. 그 방해자의 손발을 묶어 놓는 구실을 당신께서 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그러자 장의는,
「나는 소진님의 술중(術中)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자요. 이 어리석은 자가 어찌 소진님의 방해를 하겠소. 소진님께 일러 주시오. 소진님이 존명중(存命中)에는 이 장의가 어찌 큰 소리를 칠 수가 있겠습니까. 라고 말이요」
장의는 秦에 머무르면서 재완(才腕)을 인정받고, 객경(客卿)에서 재상으로 출세하였다. 그는 「連衡策」을 획책하였다. 다시 말해서, 六國의 어느 한 나라와 동맹을 맺어 合從을 깨뜨리고, 六國을 산산조각으로 고립시켜, 고립된 나라들을 개별적으로 격파 或은 위압하고, 秦에 대하여 臣禮를 취하도록 하게 하며, 그리고 나서 병탄(倂呑)해 버리자는 책략이다. 秦과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는 것은, 「가로(衡―東西)連하는」형태가 되기 때문에, 「合從」에 대하여 「連衡」 이라고 하는 것이다. 장의는 후에 소진이 성취한 「合從」을 완전히 붕괴(崩壞)시키고 말았다. (「史記」蘇秦傳, 張儀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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