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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도시야비야(天道是耶非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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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의 뜻은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 가장 공명정대하다고 여겨지는 하늘은 과연 바른 자의 편인가 아닌가. 세상의 불공정을 한탄하고 하늘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말이다.
[天 하늘 천/道 길 도/是 옳을 시/耶 어조사 야/非 아닐 비]
漢의 무제 천한(天漢) 二년(B.C. 99)에, 태사령(太史令-記錄官의 長)이었던 사마천은 「이릉(李陵)의 화(和)」로 말미암아 부형(腐刑-宮刑이라고도 함)을 받은 후 투옥되었다.
염직(廉直), 충성(忠誠)의 武將이었던 이릉은 五千의 보병만을 이끌고 흉노(匈奴) 정벌에 나섰으나, 문자 그대로 용전 분투한 끝에, 天漢 二년 부대는 전멸하고, 자신도 인사불성에 빠져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릉으로 부터의 승보에 접할 적마다 武帝와 한실(漢室)의 백관들은 환호성을 올렸지만, 일단 패보(敗報)에 접하자 입을 모아 비난했다. 이 때, 오직 사마천 하나만이 감연히 이릉을 변호하였기에 武帝의 역린(逆鱗)을 건드려 투옥 당한 것이다. 이것이 「이릉의 화」인 것이다. 正富한 것을 정당하게 주장하여 처형된 사마천은 자기 손에 의하여 인간의 정당한 역사를 쓰려고 결심하였다. 도대체 부형을 당한 人士는 오래 살아서는 안 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이 결의로 말미암아 사마천은 모든 치욕을 참고, 써 낸 것이 「사기(史記)」이다. 그의 이와 같은 결의는, 당연히 「史記」전편을 통하여 사람의 마음속 깊숙이 호소하는 바 있지만, 특히 「백이열전(伯夷列傳)」은 단적으로 그것을 말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흔히 「천도무친 상여선인(天道無親 賞與善人)」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인간이 부질없이 하늘에 기대하고 있는 말이다. 이 말대로 한다면 善人은 언제나 繁榮하여야 할 것이다. 허나 그렇게 되질 않는다. 백이, 숙제가 인(仁)을 쌓고 행실을 깨끗이 한 것은 귀에 익은 말이지만, 그러나 그들은 아사(餓死)하고 말았다. 또한 공자의 七十名의 고제(古弟) 중에서 공자가, 진심으로 학문을 좋아한다고 상양(賞揚)한 것은 안연(顔淵) 오직 한 사람이었는데, 그 우수한 안연은 집이 가난하고 불우하였으며, 쌀겨도 만족할 만치 먹지도 못하고 영양실조에 걸려, 나이도 젊어서 죽지 않았는가. 이래도 하늘이 선인의 편을 든다고 말할 수 있느냐? 한편 저 유명한 대 악당인 도척(盜 )은 날마다 죄없는 사람을 무참히 죽이어 人肉으로 회(膾)나 포(脯)를 뜰 정도로 갖은 못된 악행만을 일삼았고, 수 천명에 달하는 도당은 모아, 천하를 횡행하였음에도 장수(長壽)를 누리었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덕을 쌓았기 때문이냐?
이상은 너무나 현저한 예이지만 이에 유사한 사실은 일상생활 주변에 얼마든지 일어난다. 조금 주의해서 보면 품행도 단정치 못한 채, 사회의 질서를 문란케 하면서 일평생 안락하고, 재산을 子子孫孫에게 전해주는 자도 적지 않은 반면에, 항상 몸가짐이 공겸(恭謙)하고 올바른 길만을 걸으면서도 재화(災禍)의 도가니 속을 헤매는 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것저것을 통찰하여 볼 대 여기에 중대한 의문이 남는다. 「天道是냐 非냐」라고.
이 이야기는 전반을 「史記」의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서, 후반을 「伯夷列傳」에서 택하였다. 「천도 시냐 비냐」라고 하늘을 의심하는 비통한 말은 「백이열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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