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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위계구 무위우후(寧爲鷄口無爲牛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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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구(鷄口)가 될지언정 우후(牛後)가 되지 말라
[寧 편안할 영/爲 할 위/鷄 닭 계/口 입 구/無 없을 무/爲 할 위/牛 소 우/後 뒤 후]
주(周)의 연왕(燕王) 三十五년(B.C. 334), 소진(蘇秦)은 연(燕)의 문후(文侯)를 설득하고, 익년 초(楚)의 위왕(威王)을 설복하여 수위 합종(合從)에 성공하였다. 그간 약 일년, 능숙한 변설(變舌)로 사자분신(獅子奮迅)의 활약을 한 셈이었다.
처음 그는 주왕(周王)을 설득하려 하였으나 상대를 해주지 않았고, 다음에 진왕(秦王)을 찾았으나 경원(敬遠)당하였으며, 그래서 조(趙)의 숙후(肅侯)에게 갔으나 조왕의 동생에게 미움을 받아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연왕(燕王)을 찾아, 간신히 "합종"의 일각(一角)을 이루어 놓았다.
소진은 文侯에게, 연(燕)이 서쪽 조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는 것은 조가 진과 싸워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 만약 조가 연을 친다면 견디지 못할 것이니 따라서 조와 동맹을 맺는 것이 좋다고 설득했다.
연은 조의 공격을 항상 꺼리고 있던 약소국이었기 때문에, 문후는 기꺼이 소진의 주장을 받아 들여, 거마금백(車馬金帛)을 주어 조로 향하게 하였다.
조에서는 일찍이 거절당한 나라였지만 그 원인이었던 조왕의 동생이 죽었기 때문에, 때를 놓치지 않고 소진은 일대 변설을 토했다. 그는 숙후의 적을 찬양하고 천하의 형세를 순순(諄諄)히 설명하여 조가 고립되는 것을 걱정하고 합종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숙후는 감격하여,
「나이 어린 나에게 천하안태(天下安泰)의 계략을 잘도 가르쳐 주셨습니다.」
라고 말하고, 소진에게 차(車) 백승(百乘), 황금 천일(千鎰-一鎰은 二十四兩), 백벽(白璧) 백쌍(百雙), 금수(錦繡) 천필(千匹)을 주고 제후 결맹(結盟)을 위하여 출발케 하였다. 여기에 "합종"의 운동자금이 확보된 셈이다. 소진은 勇躍하여 나머지 四國을 설득하며 돌아다녔다. 혹은 추어주고 혹은 위협하여 六國의 동맹이외는 진과 대항할 수 없음을 주장하였다. 그는 한(韓), 위(魏), 제(齊), 초(楚)의 순으로 순방(巡訪)하여 그 나라 국정에 알맞도록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한의 선혜왕(宣惠王)에게는 「한은 구백여리 사방에다 병사는 수십만 있습니다. 활, 검극(劍戟), 방패 등의 무기는 완비되었고, 병졸은 일당백(一當百)의 용사들입니다. 그와 같은 강대한 힘을 갖고, 현명한 대왕이 있으면서 진에 신사지(臣事之)한다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욉니다. 또한 진이 영토를 확장하려는 야심은 한이 없고, 대왕의 땅에는 한이 있어, 싸우지 않고 깎여 들어갈 뿐입니다. 세속(世俗)의 격언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鷄口가 될지언정 牛後가 되지 말라"라고.
진에 신사지(臣事之) 한다는 것은 牛後를 뜻하는 것이고, 나는 대왕을 위하여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한왕은 소진이 예기하였던 대로 분연히 안색을 변하고, 눈에 독기(毒氣)를 나타내며, 칼을 잡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하여 말하기를,
「암만 어리석은 나일지라도 진에 신사지는 절대로 안될 말이다. 이제 귀하는 조왕의 명을 받아 잘도 가르쳐 주셨다. 나라를 들어 따르겠소.」라고.
여하튼 이와 같이 하여 이해가 상반되는 육국을 일시적이나마 결합시킨 것은 소진의 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도리어 진의 책동을 초래하여 "합종"성립의 익년에 제와 위가 진의 사주(使嗾)를 받아 조를 쳐, 벌써 파탄을 가져오게 하였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의 「소진전」에 있다. 표제(標題)의 "鷄口"는 닭의 대가리, "牛後"는 소의 꼬리를 말하며, "닭의 대가리는 작으나 존귀(尊貴)하고, 소의 꼬리는 크나 비천(卑賤)하다" 즉 "작은 것의 대가리가 될지언정, 큰 것의 꼬리가 되지 말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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