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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육지탄( 肉之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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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적다리에 살이 붙음을 탄식함.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것을 한탄하다
[ 비/肉 살코기 육/之 갈 지/嘆 탄식할 탄]
[유]]晩時之歎(만시지탄) 亡羊之歎(망양지탄) 望洋之嘆(망양지탄) 麥秀之嘆(맥수지탄) 風樹之嘆(풍수지탄)
[출전]『三國志』, 蜀志
건안(建安) 원년(196), 조조(曹操)는 천도한 허창(許昌)에 헌제(獻帝)를 맞아들여 스스로 대장군이라 칭호하고 조정의 실권을 장악하였다. 그 무렵 유비(劉備)는 차츰 혹성(惑星)으로서 주목을 끌게 되었으나 曹操의 사주(使嗾)로 말미암아 여포(呂布)와 원술(袁術)의 협격을 받아, 조조에게 몸을 의탁하게 되었다. 스스로 漢室의 후예(後裔)라하여 漢室의 부흥을 지향하는 그는 거기장군(車騎將軍) 동승(董承)과 결탁하여, 조조를 죽이려는 계획이 탄로날뻔 한 것을 간신히 탈출하여 처음에는 기주(冀州)로, 다음에는 여남(汝南)으로 전전하였다. 그간 육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조조와 더불어 차츰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강동(江東)의 지리(地利)에 의거하는 손씨(孫氏)였다.
유비는 조조에 쫓겨 형주(刑州)의 유표(劉表)에게 갔었으나 別로 신통치가 않았다. 유비가 유랑하는 사이에 조조는 원술(袁術), 여포(呂布), 원소(寃紹)를 정복하고 하북을 제압하고 있었다. 이에 대항하는 것은 손견(孫堅)의 뒤를 이은 오(吳)의 손권(孫權)정도였으며, 유비가 몸을 붙이고 있는 유표는 영지(領地)를 지킬뿐으로 천하를 노릴만한 그릇은 못되고, 유비는 그저 유표의 객장(客將)이 되어, 신야(新野)라는 소성(小城)을 지키는데 불과하였다. 나이는 이미 오십이 되려 하였다. 관우(關羽), 장비(張飛) 같은 호걸도 있었으나 아직 일정한 지반도, 실력도 없었다. 어느 때가 되어야 마상(馬上)에서 천하의 패(覇)를 부르짖고, 漢室을 부흥시키게 될는지! 유비는 한심스럽기 짝이 없었다. 어느날 유표와 술을 같이 마시다가 변소에 간 그는 자기 넙적다리(脾)에 살(肉)이 두두룩히 붙은 것을 깨달았다. 마상에서 천하를 뒤흔들려는 몸이……. 자리에 돌아온 그는 개연(慨然)히 눈물을 흘렸다. 신장 七尺五寸 손을 늘이면 무릎 밑까지 닿았다는 대장부인 그가 개탄하고 있는 것을 보고, 유효는 괴이쩍게 여겨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여?」
유비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올시다. 여직까지 안 장에서 떠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비육(肥肉-넙적다리의 살)이 홀쭉하였었는데, 지금은 말을 타지 않으니까, 넙적다리에 살이 붙고 말았습니다. 쓸 데 없이 세월을 보내어 벌써 노년에 들어갔으니, 대체 어제 가서야 공업(功業)을 세우게 되나 하고 그것을 생각하니 슬퍼서 눈물이 나온 것입니다.」
「비육지탄( 肉之嘆)」은 그후 수년 동안 계속되었으나 헌제(獻帝) 十三년, 적벽(赤壁) 싸움에서 그의 용명(勇名)은 단번에 오르고, 형주(刑州)를 영유한 다음, 동 十五年, 양자강 중류의 요충인 강릉(江陵)에 진출하였을 때는 위(魏)의 조조, 오(吳)의 손권(孫權)과 아울러 촉(蜀)의 유비로서의 소지(素地)는 확고 부동한 것이 되었다. 그가 江陵에 진출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조조는 태연자실( 然自失), 때마침 글씨를 쓰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붓을 툭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얼마 아니있다가 蜀에 진출한 그는 蜀漢 제국을 세워, 삼국의 하나로서 확고부동한 지반을 세웠던 것이다. (「三國志」 蜀志) 形州에서 「 肉之嘆」을 발한지 십여년 후의 일이다. 실로 실력을 기르면서의 고절(苦節) 十년의 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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