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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원이덕(報怨以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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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한 있는 자에게 은덕으로써 갚음
[報 갚을 보/怨 원망할 원/以 쓸 이/德 덕 덕]
노자(老子) 제六十三의 말. 해석을 필요치 않는 쉬운 말이다. 크리스트의 「네 이 빰을 치는 자에게 저 뺨을 돌려 대라」고 한 교훈도 이 말과 같이 원한(怨恨)에 대하여, 처신해야 할 인간의 태도를 밝힌 것으로 생각되지만 老子가 상대자에게 덕을 베푼다는 점에서 보다 더 적극적이다. 또한 크리스트의 경우는 인인애(隣人愛)에의 비장한 헌신(獻身)을 느끼지만, 老子의 경우는 어딘지 모르게 너그럽다. 크리스트는 맞아도 채여도 십자가에 걸리게 되어도, 상대자를 미워하지도 않고, 상대자가 하는대로 내맡겨, 죽어가려는 비장한 태도를 상상시키지만, 老子는 집에 침입한 도적을 붙들어 놓고, 술을 한 잔 대접하는 풍류객(風流客)을 상상 시킨다.
원문은,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多少, 報怨以德……(後略)」으로 되어 있다.
「爲無爲, 事無事」는 「老子」 五十七章에 자세히 적혀 있다. 「無味」라는 것은 「無爲」라든가 「無」라든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無爲」도 「無」도 최고의 덕인 「道」의 상태나 속성(屬性)을 나타낸 말로, 「道」와 동의어라고 생각해도 좋다. 「道」나 「無」는 무한한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道」라고도 말할 수 없고, 「無」라고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위이스키-의 맛이나, 튀김의 맛은 비록 복잡한 맛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위이스키-이상은 아니고, 튀김 이상은 아니다. 限이 있는 맛이다.
「大小多少」라는 것은 老子 일류의 역설적(逆說的)인 표현이지만 「남의 것은 많다 하고, 자기 것은 적다 하여, 남을 엿보고 남에게서 뺏으려는 마음을 버려라」라는 의미일 것이다. 원래 老子流로 말한다면 大라든가 小라든가 하는 판단은 절대적 입장에 서는 자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의 판단은 상대적인 것으로 사물(事物)에는 小도 없고 大도 없다는 것이 老子의 생각이다. 그러기에 남의 것은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 되는 것이다.
이 章을 평이하게 말한다면, 「적극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려 하지않고, 남과 다투지 않으며, 남에게서 뺏으려 하지 않고, 무한한 맛을 맛보며, 자기에게 시비를 걸고 자기에게서 빼앗아 가려는 자에게는 은애(恩愛)를 베풀어라」라는 처세상의 교훈이다.
老子의 말, 특히 처세에 관한 말은 대개 위정자에 대하여 한 것이다. 이 말도 바로 그렇다. 그리고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인간은 최고의 위정자이며 성인(聖人)이다. 성인이라 함은 이상적인 大君主이다. 그렇기에 恩愛를 받는 자는 인민이 아니면 정복 당한 타국의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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