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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자사지야(兵者死地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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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兵)은 사지(死地)이다
[兵 군사 병/者 사람 자/死 죽을 사/地 땅 지/也 어조사 야]
[병은 사지이다]라는 것은 [싸움이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것은 [문경지교(刎頸之交)]로 유명한 염파(廉頗)·인상여(藺相如)와 맞서서 조(趙)에서 명장의 소리 높은 조사(趙奢)가 말한 말로서 남아있다.
조사는 원래 조세(租稅)를 받아 들이는 소관리에 불과하였으나 그 염결(廉潔)함을 평원군(平原君)에게 인정 받아 발탁되고, 후에 싸움에서 대공을 세워, 마복군(馬服君)의 작호까지 받아 벼슬이 염파·인상여와 같은 정도가 된 그는 일찍이 군략가로 이름이 높았다. 그의 아들에 조괄(趙括)이라는 자가 있었다. 조괄은 어려서부터 병법을 배웠으며, 눈에서 코가 빠질 정도로 영리한 자였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하여,
[병법에 관한 한 비록 천하가 넓다한들 나와 겨룰만한 자는 없을 것이다]
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가 자부할만한 정도는 되었던 모양이다. 어느 날, 아버지인 조사와 군략(軍略)에 대하여 논의를 한 일이 있었는데, 군략가인 조사도 일언 반구 반박을 못하였다 한다. 거기까지는 좋았지만, 이 때 조사는 아들의 말을 듣고만 있었을 뿐 한마디도 추켜주지는 않았다. 옆에서 아들의 청산 유수같은 능변(能辯)에 반하여 듣고있던 어머니에게는 그 아버지의 태도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아들이 자리를 뜬 후, 어찌하여 추켜주지 않았는가 하고 물어보았더니 조사가 말하기를,
[싸움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병은 사지이다). 그것을 괄은 이론만 번드르르하게 늘어놓고 있다. 만약 저것이 대장에 기용이라도 된다면 저것 때문에 조(趙)도 망하고 말 것이다.]
자식을 보는 아버지의 눈에는 틀림이 없었다. 후에 조의 효성왕(孝成王) 칠년(B.C262) 趙가 상당(上黨)을 병합한 것을 계기로 진(秦)과 싸워서, [兵은 死地이다]라는 것을 모르고, 풋내기 병법을 쓴 조괄은 일전(一戰)으로 조군 四十五萬을 잃어 써 조를 위기(危機)에 빠뜨리고 말았던 것이다. ([史記] 廉頗·藺相如傳)
문경지교(刎頸之交): 생사를 같이 하여 목이 떨어져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친한 사귐, 그러한 벗
염결(廉潔): 청렴하고 결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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