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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고역지산( 姑射之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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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속의 진세(塵世)를 멀리 떠난 신선(神仙)이 사는 곳을 말한다.
[ 묘/姑 시어머니 고/射 싫어할 역/之 갈 지(...의)/山 메 산]
「묘고역의 산」이라고 하든, 「선동(仙洞)」이라고 하든, 본래의 의미는 범속의 진세(塵世)를 멀리 떠난 신선(神仙)이 사는 곳을 말하며 「장자(壯子)」의 우언(寓言)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견오(肩吾)라 하는 구도자(求道者)가 자기 선생인 연숙(連叔)이라는 은자(隱者)에게 가서 다음과 같이 보고를 하였다.
「선생님, 제가 광접여(狂接輿-유도(有道)한 隱者이다)한테 가서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마는 그야말로 허풍이 대단하고 사귀가 들어맞지 않으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렇게나 떠들어 대기 때문에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마치 은하수와 같이 끝이 없어 보통 사람의 판단으로는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음! 그 이갸기라는 것이 어떠한 것이었느냐?」
「묘고역의 산에 신인(神人)이 살고 있는데 그 피부는 얼음이나 눈과 같이 희고, 아릿다운 미는 처녀와도 같으며, 오곡(五穀) 같은 것은 입에 대지도 않고, 바람을 들이 쉬고 이슬을 마시며, 구름이나 안개를 타고 하늘을 날아, 사해(四海) 밖에서 놀며, 한 번 그 정신을 집중하면 어떠한 상처나 염병에서도 해방시키고, 연년(年年)의 농작도 풍년이 들도록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합니다.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말이어서 조금도 믿을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연숙은 불쌍하게 여기는 눈초리로 제자를 보면서 조용히 타일렀다.
「눈 먼 장님에게는 아름다운 색채가 보이지 않으며 귀머거리에게는 현묘한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자. 귀머기리나 장님은 육체상으로만 局限되는 것이지만 知性上으로도 또한 그런 자가 있단다. 너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내 말을 잘 듣거라. 접여가 말한 것은 결코 엉터리는 아니다. 신인(神人)이라고 불리울만한 사람의 덕(德)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한데 묶어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비록 세인(世人)으로부터 천하를 다스려 달라는 청탁을 받는다 할지라도 그따위 쓸 데 없는 일에 머리를 썩히려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신인쯤 되면 어떠한 것으로부터도 손상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말한다면 홍수가 나서 하늘 끝까지 닿는다 할지라도 빠지지 않고, 날이 저물어 쇠나 돌이 녹아버려, 토산(土山)이 다 타버린다 할지라도 몸 하나 다치지 않는다. 이 사람의 비듬이나 때나 먹다 남은 찌꺼기로도 능히 저 요순(堯舜) 정도는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구태어 외물(外物) 때문에 마음을 썩히는 일이 있겠느냐.」(逍遙遊篇)
결국 장자는 「묘고역의 산」에 사는 「신인」에 의하여 그가 이상으로 하는 인간상(人間像), 내부적인 정신의 충실에 의하여 처녀같이 아릿다운 미를 보여주고, 모든 것을 포괄하여 천지 자연과 일체가 되어 어떠한 것으로부터도 손상을 입지 않는 자유인의 모습을 시사하려고 할 것이다. 모고역산은 북해(北海)의 해중(海中)에 있는 선산(仙山)이라고 전해왔지만 원래 그것은 시간 공간을 초월한 「신인」을 동경하는 공상의 소산(所産)이었으며 실재의 장소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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