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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주애일빈일소(明主愛一嚬一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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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주(明主)는 일빈일소(一嚬一笑)를 아낀다
[明 밝을 명/主 주인 주/愛 사랑 애/一 한 일/嚬 찌푸릴 빈/笑 웃을 소]
춘추시대에 문공(文(公)에 의하여 오패(五覇)의 하나가 된 진(晋)은 그 후 한(韓), 위(魏), 조(趙)의 삼국으로 갈리어 제각기 전국시대의 칠강국(七强國)의 하나로서 세력이 있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한은 소후(昭候)의 대가 되어서는 정(鄭-河南省)의 사람 신불해(申不害-? B.C.337)를 써서 부국 강병책을 강구하였다. 신불해는 황제(黃帝)와 노자(老子)의 사상을 받아 형명(刑名-一種의 法律學)을 주로 했다고 하나, 그 방법은 관직의 분한(分限)을 정하고, 군주의 주관(主觀)과 전통적 관습에 구애 되지 않는 법치주의에 의한 통치였다. 이로 말미암아 내치(內治)가 잘 되어, 나라는 부(富)하고 군사는 강하였다.
연이나 소후가 어느 때 가신(家臣)에게 명하여 낡아빠진 바지를 하나 장롱에 넣어 두도록 하였다. 이것을 본 가신은 말하였다.
「황공하오나 주상(主上)이이여, 낡아빠진 바지까지 가신에게 하사치 않고, 넣어 두라 하시면 인덕이 없는 일이 아니오니까. 다른 신하들이 어떻게 생각하올는지......」
소후는 대답하였다.
「아니, 아니, 그렇지 않다. 여기에는 깊은 생각이 있어서는 하는 일이다. "나(余)는 명군은 일빈 일소를 아낀다"는 말을 듣고 있다. 상위를 찌프리는 것도 웃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며, 군주된 자 함부로 웃는다든지, 상위를 찌프려서는 아니되거늘 하물며 낡았다고는 하나 함부로 바지를 가신에게 내린다는 것은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바지를 결코 신하에게 내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내릴만한 공을 세운 자가 있으면 당연히 내려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자가 없기에 당분간 맡겨 두는 것 뿐이다.」
가신은 송구스러워하며 물러났다 한다. 이 이야기는 후에 그 한(韓)의 왕족으로 태어나 신불해의 형명법술(刑名法術)의 학을 연구한 한비(韓非)의 저서 「韓非子」의 「내저상편(內儲上篇)」에 보이는 것이다.
군주라는 것은 어떠한 때를 막론하고 가신에 대하여 희노애락(喜怒哀樂)의 빛을 보여서는안된다. 만약 그것을 안색에 나타내면 가신은 반드시 그 안색을 읽고, 급기야는 그 뜻에 영합하기 위하여 아첨을 하거나, 혼이 나지 않도록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래서는 충의직간(忠義直諫)의 선비는 길러지지 않으며 한 걸음 더 나가서는 정치가 혼란에 빠진다. 일빈 일소까지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가신에게 건을 하사한다는 것은 더욱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라는 것이다. 옛날에 군주가 발(簾)을 내리고 가신을 대한 것은 위엄을 보인 필요 뿐만 아니라 안색을 보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었다.
아첨하는 자가 많은 세상에 위에 선 자의 태도는 역시 신중치 않으면 아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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