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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원경(桃源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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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곳이란 말로, 속세를 떠난 이상향을 뜻함.
[桃 복숭아나무 도/源 근원,수원 원/境 지경 경]
진(晋)의 태원(太元-孝武帝 376~396)의 무렵에 무릉(武陵)에 한 어부가 있었다. 그 어부는 어느 날 평상시와 같이 배를 타고, 고기를 찾아 산협(山峽)의 내를 따라 올라갔다. 얼마나 배를 부리고 올라갔는지 한번도 보지 못한 곳에 이르렀다. 근처 일대는 도화(桃花)의 숲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 넓이는 아마 수백정보(數百町步)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 잡목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복숭아나무만이 이루 말 할 수 없는 감미(甘美)로운 향기를 풍기며 아름다운 화편(花片)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었다. 하도 아름다운 경치에 어부는 잠시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었으나. 문득 더 깊숙이 들어가 살펴보려는 생각이 떠올랐다. 마구 앞으로 나가 보니 물줄기가 그치는 곳에서 산이 앞으로 가로막았다.
그 산에는 조그마한 동굴이 잎을 벌려 있었으며 희미하게 빛이 보였으므로 어부는 배에서 내려 그 입구로부터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간신히 사람하나 빠져나갈 정도의 넓이 밖에 안 되었으나, 오육십 발자국 걸어 들어가니까 갑작스레 주위가 환하게 밝아졌다. 부시는 눈을 뜨고 보니, 땅은 넓게 퍼지고, 주택은 즐비하게 늘어섰으며 여기저기 비옥한 전답이 있고, 뽕나무나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들길도 종횡으로 통하고 닭이나 개의 울음소리도 들리며, 밭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왕래하는 남녀는 이국인(異國人)같은 복장을 하고 있고, 백발(白髮)의 늙은이나 아희들도 모두 즐거워 보였다.
우두커니 서 잇는 어부를 보자, 사람들은 보지 못하던 사나이에 놀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어부는 잇는 그대로를 자세히 대답하였더니 그를 어느 집에 안내하며, 술과 고기로 크게 환대하는 것이었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들어 온갖 것을 묻곤 하였다. 그리고 그네들이 말하기를, "우리들의 조상은 처자와 더불어 마을 사람들과 같이 진(秦)의 전란을 피하여 이 절경(絶境)에 들어온 이래 한 번도 이곳을 나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급기야 타지 사람들과 전혀 관계를 맺지 못하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라고 한(漢)에 대하여서는 물론 위(魏), 진(晋)에 관해서도 전혀 몰랐었다. 어부가 자세히 설명을 하니 모두 감개 깊이 듣고 있었다. 이런 일로 어부는 이 집에서 저 집으로 불려 다니며 주식(酒食)의 대접을 받고 사람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해 주느라고, 사오일이나 머무르게 되었다. 겨우 사람들과 작별을 하고 애초 배를 매어두었던 곳에 나와, 내를 따라 귀로(歸路)에 나섰다.
작별 시에 "우리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못되니, 제발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하시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부탁까지 받았으나, 도중 곳곳에 표지(標識)를 해 두었다. 집에 돌아온 어부는 직시 군(郡)의 태수한테 가서 자기의 진기한 경험담을 이야기하였다. 태수도 크게 흥을 느껴, 사람을 파견하여, 또다시 그곳에 안내시켰다. 그러나 귀로에 표지해 두었던 자리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발견되지 않아 전에 갔던 길을 찾아 낼 수가 없었다.
때 마침 남양(南陽)에 유자기(劉子驥)라는 군자가 있어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흔연(欣然)히 그 선경에 들어가 보려고 해 보았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후에 또다시 가 보려고 하는 자는 없었다고 한다. (陶淵明, 「桃花源記」)
이 이야기로 말미암아, 「무릉도원(武陵桃源)」, 「도원경(桃源境)」은 선경(仙境)의 뜻으로 쓰여지고, 전(轉)하여 이상경(理想境)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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