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각가.
근대조각의 시조로 잘 알려진 로댕은 파리 경찰서 하급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14세에는 로댕의 미술적인 재능을 알아본 부모에 의해 파리에 있는 국립공예실기학교에 입학하여 그림의 기초를 확실하게 배우게 됩니다. 17세에는 국립미술전문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무려 3년에 걸쳐 시험에 응시하였지만 매번 낙방하게 됩니다. 로댕은 실기나 작품 경력에서 매우 화려하였으나 계속해서 시험에 떨어지자 스스로 문제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18세기의 고전적 교육을 고집했던 국립공예실기학교의 교육이 국립미술전문학교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로댕은 나중에야 국립미술전문학교에서는 18세기의 전통을 극단적으로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1862년 22세였던 로댕은 인생의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나뿐이었던 누이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도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에마르 수도원장의 설득과 배려로 수도원 내에서 다시 그림과 조각 작업을 하게 되고 《에마르의 초상》도 이 시기에 제작되었습니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찾았던 수도원이 로댕에게는 그림과 조각을 더 열정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던 것입니다.

1864년 《코가 망그러진 사나이》라는 작품을 처음으로 출품하게 되지만 사실적인 묘사로 인해 낙선하게 됩니다. 같은 해에 로댕은 50여년을 함께할 아내를 만나게 되는데, 죽기 몇  주전에 결혼식을 올렸으며, 아내는 가정의 생계를 꾸려나가면서 로댕의 모델이 되어 주기도 했습니다.
 
1870년 로댕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일어나자 군에 입대한 후 제대하여 벨기에의 브뤼셀로 떠납니다. 이곳에서 약 7년 동안 건축 장식 직공으로 일하면서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되는데 특히 이탈리아 여행은 로댕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탈리아 여행 후 18개월의 작업 기간을 거쳐 《청동시대》를 완성하게 되지만 이 작품은 사실적인 묘사와 생동감으로 인해 살아 있는 모델에서 직접 석고형을 뜬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청동시대》는 로댕 조각의 사실적 표현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걸작이었으며, 1880년에 이 작품은 재인식되어 결국 국가에서 구입하게 됩니다.

로댕은 1880년 프랑스 미술국 차관으로부터 장식미술관의 현관 장식품 제작을 의뢰받게 됩니다. 당시 인기 있었던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은 로댕은 대작 《지옥의 문》(1880∼1917) 제작에 착수하게 됩니다. 로댕은 《지옥의 문》 작업을 위해 단테의 《신곡》을 여러 번에 걸쳐 읽었으며, 기존의 다양한 작품을 직접 조사하기도 하고 사진들을 철저하게 검토하였습니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생각하는 사람》을 비롯하여 《세 망령》, 《우골리노》 등의 작품은 모두 《지옥의 문》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이 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아담과 이브》, 《칼레의 시민》(1884), 《입맞춤》(1886),《발자크상(像)》(1898) 등이 있으며 로댕이 추구한 예술성은 오랫동안 건축의 장식물에 지나지 않던 조각을 예술의 한 영역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로댕이 죽기 한 해전인 1916년 로댕은 자신의 작품을 모두 국가에 기증하였고, 같은 해에 국립로댕미술관이 발족되어 로댕의 조각, 데생, 수채화들이 전시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로댕의 작품 가운데 《세 그림자》, 《이브 흉상》, 《영원한 청춘》 등이 호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 《청동시대》, 1875-76년, 브론즈
▶ 《생각하는 사람》,1880년, 브론즈, 지옥문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