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리에 사는 용두 목수는 솜씨가 좋기로 유명했다. 그러므로 언제나 관목(관청에 뽑힌 목수)이 되어  많은 관청을 수리했다. 집을 지을 때 그는 모양보다 견고함에 더욱 신경을 썼고 궤(櫃)를 짤 때는 정교함을 우선시 했다. 그래서 그가 짠 궤는 물은 물론 연기까지도 새지 아니하였다.

어느 날 관청에서 집을 하나고칠 일이 있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곳엔 딴 마을에서 뽑혀온 동료 목수도 함께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몹시도 자기 솜씨를 뽐내고다. 그러하여도 용두 목수는 묵묵히 일만하고 있었다.

어느 덧 일이 모두 끝나는 날이었다. 원님이 몸소 일자리에 나와서 무사히 일을 끝났음을 치하하고,
 "오늘은 모두 궤를 하나 씩 짜시오. 제일 잘 짠 사람에게는 상금으로 돈 3백냥을 주겠소." 하고 시합을 제의했다. 모두들 있는 힘을 다하여 궤를 짰다. 일이 끝나자 자기 솜씨를 뽐내던 목수가 의기양양하여, "내가 짠 궤는 물이 새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상금 3백냥을 내가 탈 것이요." 하면서 더욱 뽐내었다. 원님이 나와서 각자가 짜 놓은 궤를 자세히 살피어 등급을 매기려 하였으나 뽐내던 목수의 궤와 용두목수의 궤 중 우열을 가릴수가 없었다.

  "우열을 가릴 수가 없으니 모두에게 상금을 나누어 주겠소."  뽐내던 목수는 상금에 욕심이 나서
  "안됩니다. 다시 두사람만 궤를 짜도록 하여 빨리 짜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십시오." 이 때에 묵묵히 말이 없던 용두 목수가 말했다.
  "연기를 넣어 보십시오." 원님은 궤에 연기를 넣어 보게 하였다. 용두 목수가 짠 궤에서는 연기가 새지 않고 뽐내던 목수가 짠 궤에서는 연기가 새어나왔다. 상금 300냥은 자연히 용두 목수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