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전승엽이란 사람은 어려서부터 천성이 착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기로 이름이 나 있었다.

아들의 극진한 효성도 죽음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지 노환으로 그의 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되었다. 부친상을 당한 전씨는 정성껏 장례를 마치고 묘막을 지어 삼년거상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매달 초하루와 보름날에는 차례를 정성들여 하고 있는데 그때만 되면 어디서 날아오는지 산 꿩 한마리가 날아와 떨어져 있어 기이하게 생각하면서도 그 꿩으로 제물을 만들어 제를 지내곤 했다.

지성을 다하여 삼년 시묘가 끝나는 날이었다. 난데없이 커다란 호랑이 한마리가 묘앞에 나타나 전씨는 겁을 먹고 비키니 그 호랑이는 꿇어 앉아서 고개만 끄덕거린다. 반드시 무슨 곡절이 있을 것이라 직감한 전씨는 호랑이 옆에 다가가니 호랑이는 일어나서 어슬렁 어슬렁 산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하여 전씨도 그 뒤를 따라갔는데. 호랑이는 마을어귀 지점에 이르러 앞발로 땅을 후벼서 파내고 있는게 아닌가? 그때는 마침 여름날인데 오랫동안 가물어 온동네가 먹을 물이 없는 가운데 기진맥진해 있을 때였고 또 이 동네는 우물이 시원치 못하여 항상 고통을 받으며 살아오고 있었다. 그래서 이 마을 사람의 소원은 누구나 시원한 맑은 물이 솟는 우물이 소원이었다.

호랑이가 산으로 돌아간 뒤에 바로 그 자리를 팠더니 정말 맛있고 시원한 물이 샘솟는 우물이 생기어 온 마을이 기쁨을 함께 나눴고 소원이 성취되었다. 지금도 그 우물은 공동 우물로 물 맛 좋기로 이름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