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읍 죽향리(竹香里)는 지금 동성교회가 위치하고 있는 곳에 대나무숲이 무성하다 해서 죽동(竹洞)이라 했고 그 아랫마을을 향동(香洞)이라 했는데 이 두 동네를 합하여 죽향리가 되었다. 이 죽향리와 문정리(門井里)는 옛날 옥천군청 소재지로 관공서와 민가가 밀집되어 있었던 고장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곳을 구읍이라고 부른다.

조선 말엽, 이 구읍이라는 마을에 크고 작은 재앙(災殃)이 연이어 일어나는 관계로 모든 주민들이 매우 불안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또 관가에서도 군수의 덕망이 없어 그렇다는 등 지세(땅의 생긴 모양이나 형세)가 사나워 그렇다는 등 유언비어(아무 근거 없이 널리 퍼진 소문. 터무니없이 떠도는 말. 뜬소문)가 난무했다.

그러던 중 엎친데 덮친격으로 돌림병이 돌아 많은 사람이 죽고, 또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화재도 나고하여 민심이 매우 뒤숭숭했다. 뜻있는 주민들과 목민관(목민하는 벼슬아치란 뜻)은 매우 걱정을 하였고 좋은 해결책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때 어떤 이름없는 선비 하나가 이 마을에 나타나니......

원래 영남에 사는 이 선비는 서울로 가는 도중, 숙식차 잠시 들렀다 했다. 그리고 이 선비의 말에 온 동네사람들은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이 마을은 서쪽이 훤하게 뚫려 보다시피 허술하기 때문에 서쪽으로부터 재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돌사람과 돌짐승을 만들어 마을 서쪽에 튼튼히 세우고 제사를 지내면 마을이 언제나 편안하고 모든 일이 순조로울 것입니다. " 동네사람들은 이 선비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즉시 돌사람과 돌사자를 만들어 세우고 제사를 지냈다. 그러했더니 신기하게도 마을에 재앙이 서서히 물러가고 평온을 되찾아 모두 안락하게 살아오고 있다.

그때 돌사람과 돌사자는 규모는 작지만 지금도 동네 서쪽에서 변함없이 동네를 수호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음력 정월 보름에는 주민들이 여기에 고사를 지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