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읍 벽암리 도당산성 잣고개 중턱에서 북쪽을 향해 우측을 보면 길상사가 있는 산이 뻗어져 있는데  뻗치기 시작한 시발점이 바로 '제비명단'이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는 구렁이 명단이 바라다 보인다. 이 제비 명단에는 옛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다고 한다.

옛날 어느 사람이 제비 명단에다 묘를 썼다. 그런데 묘를 쓰고 난 다음부터 이 집안에 정승이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묘에 석물 하나 세우지 않았다. 하루는 이 곳을 지나던 어느 지관이 그 산소를 보고
 "이 산소 자리는 제비 명당이라 장군석, 촛대석, 비석 등 석물(무덤 앞에 돌로 만들어 놓은 물건)을 해놓아야 제비가 날아가지 않고 또 제비가 날아가지 않아야 정승이 계속 생길텐……." 하는 것이었다.

이 소리를 들은 그 사람은 지관의 말대로 석물을 해 놓았다. 그런데 석물을 해 놓자마자 그날부터 정승이 죽기 시작했고 한 달 동안에 집안에 나쁜 알만 생기더니 급기야는 잡안이 망해버리고 말았다.

그 후 다른 지관이 이곳을 지나가다 제비 명당의 비석을 보고는 "이 자리는 제비 명당이므로 석물을 해놓으면 제비가 날아가지 못하여 맞은 편에 있는 구렁이 명당의 구렁이가 제비를 먹어 하루 아침에 집안이 망했을 것이다." 라는 말을 하고 지나갔다가고 한다.